현대그룹 기획실장 물러난 이현태씨(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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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기업 견해차 많았지만/정경분리 원칙 지켜나갈 것
현대그룹의 종합기획실장은 재계쌍벽 삼성그룹의 비서실장에 견줄 수 있는 자리. 그리고 이 자리를 11년 남짓 지켜오다 8일 물러난 이현태씨(56)는 정주영씨의 수많은 참모중 오른팔. 특히 정씨가 국민당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벌이는 동안 당과 현대의 중요교량역할을 한 핵심인물로 알려져있다.
현대의 대정부관계나 정씨의 재산관리 등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이씨가 현대석유화학사장만 맡기로 하고 실장자리를 물러난 것은 현대내외,특히 대정부관계에 있어 여러 깊은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이미지와 개성에도 불구,언론매체 등과의 접촉을 피해온 일명 「크렘린」 이 실장이 모처럼 기자에게 면대의 기회를 허용했다.
­지금 심경은.
▲너무 오래 이 일을 했고 최근 1년간 정부와의 문제로 하도 고생이 심했기 때문에 섭섭함은 없고 시원하다. 건강도 못 당할 상황이다.
­정경분리를 해야한다는 요구가 많은데….
▲정부 얘기가 맞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하며 이행하고 있다. 정씨 가지급금은 연내에 돌려받겠다는 계획서를 냈고 현대 장비의 국민당 지원건은 관련 자동차 등에 대해 당으로부터 대금을 받아 정리했다. 당으로 간 인력은 당시 모두 사표를 받았고 복귀를 희망한 50여명은 최근 회사에 복직시켰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변혁기여서 정부와 기업의 견해차가 많았지만 원활한 대화를 하며 합심해 국제 경제전쟁을 이겨내야 한다.
­현대의 자금사정은.
▲어렵지만 재무구조가 괜찮고 수출도 계속 호조여서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시설투자의 경우는 하반기나 내년으로 연기해 안타깝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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