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한-독 우호 결의案'낸 독일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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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은 한국과 독일의 수교 1백20주년을 맞아 이달 중순 연방하원에서 두 나라 관계증진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독일 유력야당인 기독교사회연합(CSU)의 하르트무트 코쉬크(44) 의원은 이 같은 결의안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양국관계가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이제 교류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명실공히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도국이 되자는 의미에서 여야 합의로 결의안을 내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바이로이트가 지역구인 코쉬크 의원은 4선으로 올해로 의정생활 14년째를 맞는 중진급. 현재 한.독 의원친선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달 초엔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는 등 대북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는 한반도 전문가다.

코쉬크 의원은 이번 결의안에서 "연방의회는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사항과 북한의 핵문제를 풀기 위한 한반도 관계국들의 6자회담을 유럽연합(EU)차원에서도 지원할 것을 독일정부에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결의안이 "독일연방의회가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남북한 신뢰구축에 보탬을 주기 위해 한국의 국회의원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대표를 베를린에 초청해 만남의 기회를 마련하자는 제안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달 찾은 북한은 이전보다 더욱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면서 "동행했던 독일의 정치재단 관계자들이 음악 분야의 장학생 초청을 제안하자 북한이 선뜻 받아들여 내년부터 북한 음대생의 첫 서유럽 유학이 실현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쉬크 의원은 내후년 한국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시회와 베를린에서 개최될 아시아-태평양 주간의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한해 내내 한국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도록 '2005 한국의 해' 지정을 위해 독일정부가 최대한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한국 상사원이나 유학 희망 학생들이 국내에서 1~3개월을 기다려 3개월 만기 비자를 받아 독일에 입국한 뒤 연장받는 것이 불편하다는 한국 측의 지적을 수용, 독일 정부와 협의해 현재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고 귀띔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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