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돕는 “사랑의 화음”/가수 「수와진」인천 월미도 자선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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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외딴섬 재활원 후원자 백여명 즉석확보
『여기 음지에서 고통받는 우리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줍시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18일 오후 4시 인천시 북성동 월미도 문화의 광장. 기타를 어깨에 멘 가수 수와진이 바닷가에 설치된 간이무대에서 봄나들이객을 상대로 정신지체아 시설인 장봉혜림재활원을 위한 모금 및 결연공연을 갖고 있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쌀쌀한 봄바람에도 대부분 20대 연인들인 관람객 2백여명은 수와진이 열창하는 『파초』『사랑으로』등을 따라 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수와진이 모금한 돈을 전액 전달하기로 돼있는 이 재활원은 18세 이상 성인장애자 시설로 원생 81명중 61명이 무연고자며 거의 정신지체뿐만 아니라 시청각·언어장애 등을 동반한 중복장애자들이다.
경기도 옹진군 장봉도에 위치한 이곳은 월미도에서 배를 두번 갈아타고 두시간정도 가야할 정도로 외딴곳. 이날 공연결과 2백여만원의 성금이 모였고 월 5천원씩 내는 결연자 21명,월 1천원의 지원금을 내게되는 후원자 1백여명이 확보됐으며 VTR 2대·TV 1대·베개 50개를 기증받는 등 예상외의 성과를 거뒀다.
수와진은 7년동안 서울 명동성당 앞길·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모금한 돈으로 1백60명의 꺼져가는 어린생명을 구한 쌍둥이 남성듀엣.
동생 안상진씨(32)가 89년 1월 강도를 만나 중상을 입은뒤 형 상수씨 혼자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심장병 어린이에게만 신경을 써오다보니 우리사회의 대표적 소외계층인 장애자들을 등한시해온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던 차에 공연요청을 받고 흔쾌히 응했습니다.』
2시간여에 걸친 수와 진의 공연뒤 재활원생 20명으로 이루어진 합창단이 어눌한 목소리와 부자유스런 몸짓으로 노래·율동을 선보이자 관람객들은 합창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똑바로 보고싶어요. 온전한 눈짓으로. 곁눈질 하긴 싫어요.…. 세상이 보는 눈은 날 죄인처럼 멀리하고….』
원생들의 가녀린 노랫소리가 저물어가는 월미도에 메아리지고 있었다.<인천=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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