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리더경쟁 '지금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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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통화가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SK텔레콤이 이번주안에 3세대 전용폰을 내놓아 KTF에 기선을 빼앗긴 시장 쟁탈전에 불을 지핀다. SK텔레콤은 22일 "당초 5월에 내놓을 예정이던 3세대 전용폰의 출시 시기를 앞당겼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중순부터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 기반의 3세대 서비스인 '3G+'를 선보였지만 CDMA망과 WCDMA망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단말기 6종을 출시했을 뿐 3세대 전용폰은 선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출시하는 3세대 전용폰은 LG전자가 생산한 슬라이드형 모델(SH130)로 전송속도는 3.6Mbps에 달한다. 영상통화는 물론 전세계 자동로밍이 가능하고 130만 화소의 카메라와 MP3 기능도 있다. 시판 가격은 40만원 중반대로 책정됐다. SK텔레콤은 또 다음달에는 삼성전자의 단말기 2개 기종을 추가로 출시하는 등 올 연말까지 20여 개 기종의 3세대 전용폰을 쏟아낼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세대 전용폰을 내놓으면 3세대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현재 3세대 시장에서 KTF가 약 3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SKT를 앞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TF의 수성 전략도 만만치 않다. KTF는 지난달 3세대 전국 서비스 시기에 맞춰 3종의 전용폰을 출시한데 이어 무선인터넷표준 프로그램(WIPI)이 빠진 값싼 전용폰 1종을 최근 내놓았다. KTF관계자는 "4월 말까지 지상파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를 탑재한 단말기와 WIPI가 없는 단말기 등 2종을 추가로 선보이겠다"며 "연말까지 SK텔레콤보다 더 많은 30여 종의 3세대 전용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KTF는 연내에 모바일결제시스템을 시범 실시해 3세대 서비스 시장을 이끈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조영주 사장이 23일 방한하는 로버트 콘웨이 GSM(유럽형 이동통신협회) 회장을 만나 모바일결제 시스템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F가 3세대 전국 서비스를 한 달 일찍 시작하며 시장 주도권을 쥐었지만 아직 가입자 규모의 격차는 미미하다"며 "SK텔레콤이 반격에 나서는 이번주부터 실질적인 3세대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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