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실상도 살렸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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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앙일보 9일자(일부지방10일자) 21면에 「우리 나라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86년 이후 5년째 계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를 읽고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중앙일보는『일하는 시간5년째 줄기만』으로 큰 제목을 뽑고 『86년 비월 20시간감소』 『연장근로 기피·법정노동시간단축으로』라는 제목으로 그 현상과 원인을 지적하고 있다.
9일 노동부에 따르면 91년 전 산업근로자의 월 평균 근로시간은 2백8.2시간이며 월 평균 초과 근로시간은 26.9시간, 주당 노동시간은 50.2시간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당노동시간 50.2시간은 법정근로시간 44시간을 무려 6.2시간이나 초과한 것으로 하루 1시간이상 초과근로를 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의 보도 내용은 근로시간의 감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중앙일보의 기사는 노동부가 제공한 자료에서 ▲아직도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많지만 근로시간이 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근로시간이 너무 많이 줄고있어 큰 문제라는 두 가지 시각 중 후자의 관점에서 보도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시간의 감축은 표면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며 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 우리 산업현장에서의 근로자들의 실 상황은 무엇인가, 그것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책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라고 본다.
신문의 역할이 계몽과 진실의 전달에 있다면 신문이 지향해 가야할 방향은 명백한 것이다. 바로 숲도 보고나무도 보아야 할 것이다. 나상진 <부산시 중구 영주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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