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목 감독 영화세계 한 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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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유현목 감독의 작품세계를 살핀 글들을 모은 『닫힌 현실 열린 영화』(제3문학사)가 출간 됐다.
제목 중 「닫힌 현실」은 유현목 영화의 거의 일관된 공간인 분단과 가난이 빚은 한국사회의 암울상을 뜻한다. 또「열린 영화」는 그러한 질곡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종교적 자기구원과 실존적 주체로서의 자기구현이란 유 감독의 테마를 나타낸다.
제1부는 영화평론가 이영일·변인식·김수남 씨의 논문을 통해 유현목의 세계를 개괄했다. 이 씨는 우현목은 한국영화의 리얼리즘 계보에 신이나 종교와 같은 초시간적 모티프를 어두운 현실에 대립시켜 구원의 문제를 다룬 첫 감독』이라고 평했다. 변씨는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한 유현목이 『순교자』『사람의 아들』에서 보여준 신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살폈다.
제2부는 『교차로』(56년)에서부터 『상한 갈대』에 이르기까지 수작·태작이 교차하는 그의 42편 영화에 대한 줄거리·각종 비평을 모아놓았다. 영화비평이 활발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영하듯 신문비평이란 단문이 주류를 이뤄 아쉬운 감을 주나 유 감독의 작업 전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의의가 있다.
특히 유 감독의 대표작인 『오발탄』에 대해서는 단평 외에 정재형·김종완·이충직 씨의 80페이지에 이르는 본격 논문을 실어 그의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한국영화감독의 연구서는 『한국영화연구 임권택』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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