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 새콤한 양념 맛·사각사각한 면발 "일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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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강원도 춘천의 명물하면 누구나「춘전 막국수」를 연상한다. 그만큼 막국수 집이 많고 또 맛이 좋다는 뜻일 것이다.
내 경험으로 메밀 맛은 혀끝이 아닌 이 끝으로 먼저 느껴지는 것 같다. 아삭아삭한 감촉과 함께 소리를 내며 씹히는 맛이 혀로 옮겨가면 비로소 메밀 맛의 진수가 온몸으로 전해온다.
해방 전 중국북경 초등학교시절의 오묘한 메밀 맛을 잊지 못하던 나는 지난 89년 봄 체육업무 차 강원도청을 찾았다가 당시 이상룡 강원도지사(현 건설부차관)의 소개로「샘밭 막국수」집을 찾은 뒤로는 흠뻑 빠져버렸다.(전화0361③1712) 이 집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춘천군 형비면 속교리에 속하고 자동차로 가자면 춘천 소양 교를 건너 소양 댐 쪽으로 15분 가량 달리다 육군2군단 본부 입구 건너편 대로변에 위치해있다.
매콤 새콤한 양념 맛에 사각사각하는 면발, 시원한 육수 등 내가 찾던 바로 그 맛이었다. 지금은 일부러라도 한 달에 1∼2번은 꼭 들러야할 정도로 단골손님이 됐다.
이 집은 몇 대째 같은 곳에서 막국수만을 가업으로 삼아온 집이라 한다. 지금도 50대 초로의 여주인이 직접 주방에서 양념이며 육수 만들기·면발 고르기 등을 지휘하는 덕분에 옛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있다. 가능하면 화학조미료 등을 쓰지 않고 자연의 맛을 살리려 애쓴다는 게 안주인의 자랑이다.
특히 대부분의 막국수 집이 면을 삶아 2∼3번 찬물에 헹구는 것에 비해 이 집은 무공해인 지하샘물을 길어 올려 7번이나 씻어내기 때문에 씹을 때의 촉감이 기가 막히다.
막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토속순두부(한 그릇 1천 원)와 함께 곁들이는 소주도 애피타이저로는 그만이다. 막국수는 한 그릇에 2천 원. 김영기 <신보창업투자대표 이사·농구협회부회장·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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