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세바퀴 돌며 유치 활동 작년 말 '인천 대세론' 굳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인천과 아시안게임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올림픽위원회(KOC)의 권유를 받아 2010년 대회 유치를 준비했으나 광저우 유치에 나선 중국과의 협조 관계를 고려해 2014년 대회로 늦췄다.

2005년 4월, 국내 유치 후보도시 선정에서 대전.광주 등과 경쟁했으나 KO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인천이 선정됐다. 유치 타당성 조사를 거쳐 정부 승인이 떨어지자 인천은 6월 29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정식으로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도의 델리도 인천보다 하루 늦은 6월 30일 OCA에 2014년 대회 유치신청서를 냈다. 2005년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OCA 총회는 유치전이 불을 뿜기 시작한 첫 무대였다.

이후 양 도시는 동아시아대회 등 5개의 권역별 대회와 OCA 총회 및 집행위원회 등의 아시아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때로는 정공법으로, 때로는 마타도어 전략도 마다 않고 격돌했다.

신용석 유치위원장은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선 델리 측은 '한국 정부가 인천 유치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를 퍼뜨리고 다녀 처음에는 이 불을 끄느라 바빴다"고 말했다.

후발주자인 인천은 신발이 닳을 정도로 돌아다니며 각개격파로 나섰다. 언론사 파리특파원 때 내공을 쌓은 신 위원장의 '와인 외교'는 맨투맨식 교분 쌓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국제스포츠포럼 등 공식적인 무대 외에도 권역별 순회 방문까지 2년여 동안 30여 차례나 해외 유치 활동을 벌여 유치단의 항공 마일리지가 지구 세 바퀴에 달했다.

'중앙정부 지원 불투명'이라는 델리 측의 공격도 국회에 '인천 유치 지원 특위'가 구성돼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점차 무뎌지기 시작, 지난해 말부터는 인천 대세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인천=정기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