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의 조건」학술회의 참가 미 시카고 대 브루스 커밍스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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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려대 평화 연구소는 30일 힐튼호텔에서「한반도 평화의 조건」을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리처드 포크, 시카고 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독일 베를린 자유대의 울리히 알브레치트, 일본 동경대의 사카모토 요시카즈 교수 등 외국의 평화 문제 전문가와 국내의 저명 교수들이 참가해 주제 발표에 이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 특히『한국 전쟁의 기원』의 저자로 유명한 시카고 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한반도 문제의 독자적 해결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남-북한의 장기적 대결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주요한 장애는 탈냉전 체제하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패권주의입니다』커밍스 교수가「한반도 평화의 장애 요인」이란 주제로 발표한 논문의 서두다.
그는『미국 패권주의의 역할은 제3세계 위험 국가의 존재를 과장하여 일본이나 독일 같은 새로운 적대국의 부상을 봉쇄하는 것』이라고 단정하고 이것이 이라크나 북한에 대해 미국이 강경책을 쓰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냉전은 적과 우방에 안보를 제공하는 봉쇄 사업과 경쟁 공업국이 필요로 하는 자원에 대하여 미국이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패권사업의 두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이 체제는 소련이라는 적이 없어진 다음에도 미국의 일방적 주도하에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미국의 귀향은 한국에 1945년이래 처음으로 미소라는 두 초강대국의 이해 관계에 상관없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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