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도 “공해전쟁”/대기오염 악화 시당국 비상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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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임시휴교… 차량 50% 운휴명령
이미 「오염」이 두드러진 멕시코수도 멕시코시티의 대기오염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멕시코정부가 비상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멕시코정부는 이달들어 대기오염지수(오존농도지수)가 안전기준치 1백포인트를 훨씬 넘는 「매우 위험한」 수준인 3백포인트대에 계속 머무르다 지난 20일 한때 살인적인 5백포인트를 기록하자 환경비상조치를 제1단계에서 2단계로 강화했다.
제2단계 조치는 ▲시멘트·도료 등 오염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공장은 75%,이밖의 공장은 50%를 조업단축하도록 하고 ▲각급 학교는 임시휴교하며 ▲공용차는 50%를 운행정지시키는 것으로 오염도를 낮추기 위해 경제·교육·행정을 크게 희생하는 조치다. 멕시코시티당국은 이밖에 시민들이 특히 승용차를 이용한 외출을 삼가고 어린이들은 밖에 나가 놀지 말 것을 적극 촉구하고 있다.
인구 1천6백만명,자동차대수 3백만대인 멕시코시티는 사방이 화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공기순환이 전혀 안돼 이같은 임시변통의 조치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멕시코정부도 의문을 품고 있다. 경제·교육 등 도시기능을 살리기 위해 비상조치를 완화하면 대기오염이 금방 다시 기승을 부리기 때문에 시당국은 근본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시당국은 시를 에워싸고 있는 높이 5천4백m의 화산봉우리 1백개에 거대한 선풍기를 설치,도시 상공에 머물러있는 역전층을 강제로 순환시킨다는 기발한 계획을 검토중이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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