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남기는 수입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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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수입차업체들의 순익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한국시장이 세계 자동차회사들의 금맥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순익 증가율이 자동차 판매 증가량을 월등히 앞서 판매마진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수입차업체 9개사의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 합계가 623억원으로 전년(307억원)보다 2배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대상은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한국닛산, PAG코리아,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 한불모터스, GM코리아 등 9개사. 포드 및 3월 결산법인인 한국토요타자동차, 혼다코리아는 제외됐다.

업체별로 BMW의 실적이 가장 우수했다. BMW는 4832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 가운데 274억원을 순이익으로 챙겼다. 전년보다 매출액은 5.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47%나 늘었다.

이어 인피니티를 판매하는 한국닛산이 107억원의 순이익을 챙겨 2위를 기록했다. 2005년 2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한국닛산은 뉴 G35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순이익이 4배나 급증했다.

볼보 등을 판매하는 PAG코리아의 순이익은 전년(2524만원)보다 무려 2만배나 늘어난 52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외이익이 급증하면서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이처럼 대다수 수입차업체가 국내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판매량에 비해 이익 증가율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개 수입차업체의 판매액은 1조874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4.7% 늘었지만 이익 증가율은 102.5%로 3배에 달했다. 수입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환율이 유리하게 작용했고 여기에 비용 절감 등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출에 비해 순익이 급증한 것을 이같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볼 때 1년만에 비용구조가 그 정도로 달라지기는 어렵다"며 "여러 요인으로 판매 마진이 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게 파는 ‘고가마케팅’ 덕택에 한국 시장에서 이익률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차값 인하, 서비스망 확대 등 국내에서 이익을 내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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