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개입 다시 쟁점(선거혁명 이루자 기동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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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주말 유세 절정… 끝내기 격돌/“불법운동한 정부 고위층 고발”민주/공작정치 관련자 누구든 엄단 민자/여야 수뇌 TV 토론 갖자 국민
투표 3일을 앞둔 21일 주말을 맞아 관권개입 시비가 거센 막판의 선거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1백32곳의 합동유세와 대형 정당유세가 일제히 열려 마지막 주말 유세 대격돌이 벌어졌다.
민자·민주·국민·신정당은 이날 오전 각각 대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여당의 관권개입 문제로 논란을 벌였으며 민주당측은 안기부 직원 등을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관계기사 2,3,4,5,9,15,16,18,19면>
◇민자당=김영삼 대표는 21일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민자당은 45%인 1백7곳이 안정권에 들었고 50여곳에서 백중·혼전을 벌이고 있으며 이 백중지역이 대세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현명한 국민은 과연 정국을 안정시키고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정당이 어디인가를 판단해 민자당에 안정 과반수를 밀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이번 총선은 역대 선거와 달리 대통령 선거에 앞서 실시되므로 실질적으로 대통령 선거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민자당은 기필코 안정 과반수를 확보해 강력한 문민정부를 재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김대표는 『앞으로 민자당은 최단시일내에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김대표는 또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부와 협의하여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물가안정 특별대책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안기부의 민자당 선거지원 의혹에 대해 『관권선거·공작정치에 관여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김대중·이기택 대표는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전국 각지를 순회한 결과 공명선거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가 공명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중대한 위기상황을 맞고있다』고 지적,지금까지 행해진 행정·불법 타락선거와 안기부의 공천개입 책임을 물어 노태우 대통령과 서동권 안기부장·이상연 내무장관을 선거법과 국가공무원법·안기부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정식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또 기권방지와 금권선거를 막기 위해 유권자들,특히 젊은층이 적극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두대표는 총선거가 3일 뒤로 임박한 현재 안기부의 지방주재관이 직접 행정기관을 지휘해 부정선거를 주도하고 내무장관의 지시에 의해 행정기관과 경찰이 총동원 되고 있고 엄청난 돈이 민자당 입후보자와 행정기관의 예산에 의해 살포되고 있다』고 주장,이의 즉각 중지를 촉구했다.
두대표는 『이같은 금권 부정선거는 궁극적으로 내각제 개헌을 위해 청와대와 노태우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고 안기부가 기획과 지휘를 맡고있다』고 지적,『이번 고발조치에도 불구,노정권이 행정선거와 타락선거를 끝까지 계속 강행할 때에는 국민의 중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기택 선거대책본부장의 이름으로 서울 강남을 지구당 홍사덕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물 사건과 관련,현장에서 적발된 안기부 직원 한기용씨(37)와 한씨에 의해 고용된 박재규씨(29) 등 3명을 국회의원 선거법 위반(후보자 비방죄)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 김경재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이 사건은 노정권이 금권과 관권을 총동원,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개헌선을 돌파하려는 저의』라고 단정,『안기부 책임자의 엄중문책과 노태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성명은 『이번 사건은 14대 총선을 안기부가 주도,그 기획과 조정을 전담하고 결과마저 조작해 내는 「안기부 선거」로 끌어가고 있음을 스스로 노출시킨 것』이라고 비난하고 『노대통령은 어리석은 공작정치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장충단공원의 중구 정당연설회를 대규모 군중집회로 열어 막판 바람을 일으킨다는 방침이다.
◇국민당=정주영 국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갖고 『총선 전날인 23일 각당 수뇌부들이 모여 TV 토론을 갖자』고 제의했다.
정대표는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여야 정당들이 이 TV 토론을 통해 진로를 밝히자』며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총선전 마음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표는 『지금 강원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국민당 바람이 불고있다』며 『이대로라면 최저 80석에서 최고 1백30석까지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대표는 이어 최근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폭로설과 관련,『나는 많은 정보를 알고있지만 노태우 대통령은 일국의 대통령이므로 다른 얘기는 않겠다』며 『노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수서비리 사건의 의혹을 밝힌다면 문제될 것이 없으며 그것이 노대통령 자신과 민자당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정당=박찬종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은 5,6공 청산 및 결산과 정치개혁의 의미가 있는 선거』라며 ▲여야 수뇌의 불법 고발조치 ▲대통령 직선제 유지,선거공영제 도입 등 정치개혁 ▲한맥회 진상규명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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