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포트] 용현B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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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달 말 국민연금의 사모투자펀드(PEF)인 '에이치앤큐국민연금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가 첫 투자대상을 결정했다. 코스닥 기업인 용현BM이 실시한 207억 원 규모의 150만주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한 것이다. 이는 발행 주식의 34.9%에 해당한다. 신주는 5월 29일 상장될 예정이며 1년간 보호예수 된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의 큰 손이다. 올 들어 계속되는 기관 매도 공세 속에서 지수를 방어해 내고 있는 주축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의 1호 PEF가 투자 대상으로 선정한 만큼 대단한 기업일 듯 싶다. 용현BM은 그러나 지난해 매출액이 337억 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다. 2002년 현진소재에서 분할한 선박엔진 부품 생산업체다. 코스닥에도 지난해 10월에야 입성한 '새내기'다.

국민연금 PEF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는 이 회사의 과거 실적이 아니라 미래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어서다. 바로 풍력 발전 시장. 고유가 행진과 청정 에너지에 대한 수요로 전세계 풍력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용현BM은 풍력 발전 설비에 들어가는 로터 샤프트 등을 생산한다. 이 부품은 터빈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으로, 대당 가격이 3만6000~3만8000달러(1.5MW 기준)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돈은 이 부품을 생산하는 경남 양산의 제 2공장 신축에 쓰인다. 올 9월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2008년에는 전체 매출 중 풍력 발전 부품의 비중이 53%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증권은 "선박 엔진 부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풍력 발전용 로터 샤프트 매출 가세로 향후 2년간 매출액이 연평균 65.3%씩 늘어 2008년 매출액은 2006년 대비 173.2% 증가한 920억 원, 영업이익률은 평균 1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재 연구원은 "국민연금 투자자금 유치로 풍력 발전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며 용현BM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700원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회사가 밝힌 2007년 예상 이익을 감안한 주당순이익(EPS)은 1335원으로, 비슷한 기업인 태웅.평산 등에 비해 현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분석했다.

대우증권은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풍력 설비 시장으로의 진출은 조선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며 "제 2공장 설비 능력 확충으로 주가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최근 투자할 만한 '코스닥 비(非) 정보기술(IT)주 7선'의 하나로 용현BM을 언급하기도 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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