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차별 등 화폭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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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문제를 다룬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그림마당 민 ((734)9662)에서 열리고 있는 서양화가 김종례씨 (46)의 여성전이 바로 그것(20일까지). 김씨의 두번째 개인전이기도한 이 전시회는 남존여비·가부장제 등 관습에 의한 여성 차별 문제 뿐 아니라 여성들 자신이 안고 있는 허위의식까지 다루고 있어 여성 미술의 지평을 넓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씨의 출품작 30여점은 딸 셋을 둔 맏며느리로서의 작가의 체험이 반영돼 있어 보는 이들이 쉽게 내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진 것이 특징. 희화화하거나 초현실주의적 기법을 이용해 작품성을 높이는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남편은 일터로, 자식은 학교로 내보내고 정작 자신은 모피와 보석으로 몸을 휘감은 채 집밖으로 나돌아다니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허황된 의식을 꼬집은 『K부인의 허영심』이라든가, 여성들을 공중에 띄우고 밧줄을 잡고 있어 남성에 의해 조종되는 여성 대표를 묘사한 『애드벌룬』은 여성들의 허위의식을 통렬히 풍자하고 있다.
김씨는 『85년 궁지에 몰린 인간상을 발표한 첫 개인전이 「결과되어진 여성」을 다루었다면 이번 개인전은「과정으로서의 여성」을 다룬 셈』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교대 출신으로 국전·목우회전에 입선한 바 있으며 86년부터 여성 미술가들로 이루어진 여성 문제 스터디 그룹에 참가, 「여성과 현실전」 등에 출품해 왔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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