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밀던 당심, 박근혜 쪽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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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지지했던 한나라당 대의원 상당수가 박근혜 전 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조사연구팀이 3, 4일 이틀간 한나라당 대의원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3차 여론조사 결과다. 차기 대통령 후보 경선에 네 명이 나올 경우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 물어본 결과, 이 전 시장 42.4%, 박 전 대표 40.5%, 원희룡 의원 1.6%, 고진화 의원 0.4% 순이었다. '지지하는 사람 없다' 11.2%, 무응답 3.9%였다. 손 전 지사 탈당 이전인 지난달 5~6일 조사와 비교하면 이 전 시장은 42.4%로 그대로인데 비해 박 전 대표는 37.0%에서 3.5%포인트 올랐다. 3월 2차 조사 때 2.7%를 얻었던 손 전 지사 지지층 대부분이 박 전 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동안 손 전 지사와 이 전 시장은 민심은 물론 당심(黨心)에서도 지지층이 서로 겹쳤다. 지역별로 수도권과 호남, 연령별로 30~40대가 주요 지지 기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전 지사 지지층이 이 전 시장 대신 박 전 대표를 선택한 것은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1위 후보에게 가세하고자 하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대신 열세 후보에게 동정표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12월 대선에선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것이란 낙관적 전망(62.3%)이 우세했다. 과거처럼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응답은 33.8%에 그쳤다. 가장 위협적인 범여권 대선 후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없다'는 응답이 35.5%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손학규(16.6%), 정운찬(11.2%), 정동영(6.7%) 순이었다.

전화로 실시한 이번 조사의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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