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구도에 “새변수”/국민­새한당 통합 배경과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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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애초부터 예정된 일… 국민서 「흡수」 결말/「당대표에 정주영」 이견이 마지막 걸림돌
그동안 물밑으로 진행돼온 통일국민당(가칭)이 7일 새한당(가칭)을 흡수하는 형식으로 합당이 전격 성사됨으로써 신당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국민당의 정주영 창당준비위원장과 새한당의 김동길 창당준비위원장은 6.7일 연쇄접촉을 갖고 통합에 합의,14대 총선에서 민자·민주 양당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총선결과가 크게 주목된다.
이번 통합은 새한당측이 국민당에 개별입당하는 형식을 띠게 됨으로써 사실상 국민당이 새한당을 「흡수」하는 모양을 갖추게 됐다.
두 신당의 통합작업은 김동길 위원장이 지난달 24일 미주태평양시대위 결성모임을 위해 도미하기 전날인 23일밤 정주영 위원장과 극비리에 만나 통합원칙에 합의해 실마리가 풀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위원장은 귀국직후인 1일 자택에서 자체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당의 진로를 나한테 맡겨달라』고 상임위원들에게 요구,내락받았고 6일 새한·신 신민당의 통합때 이를 다시 공식확인 받아 통합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또 국민당의 정문준 정책위원장이 5일 오후 김위원장 자택을 방문,통합의사를 최종 확인한뒤 정·김 두위원장이 6,7일 잇따라 회동함으로써 통합합의의 급진전을 이뤄냈다.
양측통합의 난관중 하나였던 개별통합이냐,당대 당 통합이냐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몽준 의원은 『양측 통합은 민자당식의 당대당 통합이 아닌 개별입당 형식을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김위원장의 핵심측근도 『양측 결합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힘으로써 개별입당형식에는 양측 모두 이견없이 절충점을 찾은 셈이다.
그러나 새한당측은 김위원장의 위상을 고려,통합신당에서 김위원장의 지위를 최소한 정위원장과 동격으로 하는 복수대표제를 주장하고 있고 국민당측은 김위원장을 포함한 7인 최고위원 집단지도체제 및 협의제 형식을 취하되 최고위원중 정위원장을 대표최고위원으로 추대할 것을 고집하고 있어 다소 난항이 예상된다.
새한당측은 『사실상 지난해 10월부터 극비리에 진행돼온 「정­김 합작」모색당시 정위원장이 김위원장을 막후에서 「순수지원」만 해주기로 합의했다』고 주장,공동대표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새한당측의 유제연 사무총장등 일부 인사들은 당대당 통합이 아닌 흡수통합에는 반대한다며 국민당에로의 흡수통합을 거부하고 있어 통합대열에서 이탈해 새한당을 존속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김위원장의 핵심측인은 지난 1일 김위원장 자택에서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통합에 관한 전권이 김위원장에게 위임된 상태인데다 김위원장이 통합에 확고한 결심을 갖고 있어 통합은 기정사실이라고 밝혔다.
김위원장측은 『일부 인사들의 반대에 상관없이 통합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당내 반발에 아랑곳없하지 않겠다는 태도여서 「무조건 통합」의사를 거듭 천명했다.
아무튼 국민당은 8일 오전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새한당과의 통합을 공식 선언하고 대표최고위원에 정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움직임이어서 정·김 양씨의 위상을 둘러싼 양측간의 줄다리기가 어떻게 결말날지 주목되는데 3제 당으로 민자­민주양당구도 선거양상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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