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아시아國, 美국채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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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뉴욕 AP.블룸버그=연합]중국과 대만.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다른 외국 은행에 예치한 달러자금을 회수함에 따라 미국 국채 투자를 위한 재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8일 밝혔다.

BIS는 중국 은행들이 해외에 보유한 자금이 2년 전의 9백25억달러에서 지난 6월 말에는 7백4억달러로 줄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과 연계해 국제 자금 흐름을 모니터하는 BIS는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의 달러화 대출 수요를 충당하고 위안화 가치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수십억달러의 무역흑자 가운데 일부를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같은 투자는 1999년부터 미국 등 해당 국가의 재정적자를 메우고 금리를 내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중국은 일본과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미국 국채를 많이 갖고 있다.

중국 외에 대만과 한국의 해외 예금도 줄고 있다. 대만의 해외은행 예치자금은 2년 전 4백25억달러에서 올 2분기 말에 2백15억달러로 반감했으며, 한국은 올 2분기에 외국은행에 예치한 자금 중 60억달러를 회수했다고 BIS는 덧붙였다. 이에 따라 외국의 미국 국채 거래량은 지난 7월까지 월평균 4백억달러에서 8월에 2백50억달러로 떨어진 데 이어 9월에는 56억달러로 급감했다.

이 같은 자금이동은 미국이 중국에 위안화 평가절상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중국이 1994년부터 달러당 약 8.3위안으로 유지하고 있는 위안화 가치를 절상할 것이란 기대감도 이런 자금 흐름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

한편 미국 재무부 실무그룹은 내년 1월 중국 위안화의 변동환율제 전환을 설득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한 미국 관리가 8일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로 예정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이 보다 유동적인 환율체제를 채택해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이 관리는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자유 변동환율제로의 단계적 이행을 거듭 다짐해 왔으며 원자바오 총리도 8일 뉴욕 금융인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환율문제 등이 "점차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8일 중국의 대미 수출 축소가 미국의 실업률 해소에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첨단 기술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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