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새 사령탑에 '이란 배구 대부' 박기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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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영철 전 감독을 경질한 프로배구 LIG 그레이터스가 3일 박기원(56.사진) 이탈리아 페루자 기술고문을 새 감독에 선임했다. 계약기간은 3년. 김호철 현대캐피탈에 이어 두 번째 이탈리아 출신 사령탑이 된 그는 김호철 감독의 대학(한양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고교(성지공고) 선배다. 1970년대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한 박 감독은 80년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했다. 팔코나라(현재는 해체)에서 2년간 선수로 뛴 뒤 티네토.비제바노.페루자에서 감독을 했다. 그러나 남자 팀뿐 아니라 여자 팀과 2부 팀을 돌며 지도자 생활을 해 이탈리아에선 김 감독과 한 차례도 맞대결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2002년 배구 불모지인 이란에서 남자대표팀을 맡으면서 국제적 명성을 날렸다. 그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준우승을 일궈낸 박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한국을 무너뜨리며 이란을 아시아 최강에 올려놓았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이란 배구의 대부'다. 성격은 김호철 감독 못지않은 다혈질이라는 평가다.

박 감독은 "팀 컬러를 바꾸려면 3년은 필요하지만 LIG가 오래 기다려 줄 것 같지 않다. 최대한 서둘러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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