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구직 장벽 깨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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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아시안 다이버시티 인코퍼레이션(ADI) 안진오(44.사진) 대표는 최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음달 4일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릴 '글로벌 한인 취업박람회' 때문이다.

지난해 5월 뉴욕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주최했던 박람회에는 삼성.LG 등 한국기업 20여 개를 포함해 전 세계 10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IBM.P&G 등 다국적 기업은 물론이고 미 중앙정보국(CIA).사회보장국(SSA).국세청(IRS).에너지부 등 연방 정부기관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박람회장을 찾은 한국인 구직자는 2000여 명이나 됐으며, 그중 1000여 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안 대표는 "한국인 1.5 세대나 2세대, 유학생들을 한국 기업이나 미국 기업에 연결시켜 주기 위한 목적으로 이 행사를 기획했다"며 "올해에는 150여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행사를 통해 지난해 수준인 1000명 가량이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행사도 뉴욕중앙일보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안 대표는 15세에 미국으로 이민 가 1986년 뉴욕대(NYU)를 졸업하고 인력 알선 전문업체인 ADI를 설립했다. 대학 졸업 후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했었지만 취업문이 쉽사리 열리지 않았던 것이 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한다.

"아시아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취업에서 소외되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죠."

그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의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2004년에는 미 노동부로부터 가장 많은 아시아 인력 데이터 베이스를 보유했다고 공인까지 받았다.

2001년부터 크고 작은 아시아인취업박람회를 열어 온 그는 지난해 한국인 만을 위한 박람회를 열었다. 박람회 준비를 위해 아시아 각국을 돌아다니며 대만, 인도 등 일부 국가들의 치열한 글로벌 인재 유치 노력을 확인하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대만의 경우는 정부가 나서서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을 자국 기업들과 연결시키고 있었습니다. 중국도 곧 정부가 직접 나설 계획이구요."

안 대표는 "이번 박람회가 한국 기업에게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를 구하기 위해 미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수고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10월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한인취업박람회를 한 차례 더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서울에서 취업박람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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