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짜게 먹는 중년 여성 골다공증 잘 생긴다-연대의대 허갑범교수팀 41∼50세 61명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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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음식을 짜게 먹으면 고혈압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인체 내에 칼슘농도를 떨어뜨려 특히 중년여성층의 뼈 속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등 골 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연세대의대 허갑범교수팀(내과)이 연세대 생활과학대 이종호교수팀(식품영양학과)과 함께 41∼50세의 여성 6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조사대상 여성을 고염식군(하루20g이상), 중염식군(하루10∼20g), 저염식군(하루10g이하)으로 나누고 또 칼슘섭취 상태에 따라 저칼슘섭취군(하루 6백㎎미만)과 정상칼슘섭취군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고염분 식사를 하면서 동시에 낮은 칼슘을 섭취하는 여성 군이 다른 여성 군들에 비해 대퇴경부의 골 밀도가 현저히 감소돼 있다는 것.
이와 함께 하루 소변으로 배출되는 염분과 칼슘을 조사한 결과 통계적으로 두 성분 사이에 비례관계가 성립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염분의 섭취량이 증가해 소변 내 염분성분이 많아질수록 소변으로 배출되는 칼슘의 양도 비례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허 교수팀으로 조사에 참가한 임승길교수는 『젊었을 때는 소장에서 모자라는 칼슘을 충분히 흡수해주기 때문에 염분의 영향이 크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소장의 칼슘흡수 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염분으로 인한 칼슘손실이 커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짜게 먹는 식생활 습관을 지적하면서 고염분·저칼슘의 입맛에 젖어 있는 우리나라 여성들 가운데는 폐경기 이전인 35세에서도 골다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여성들은 대체로 적정 염분섭취량인 3.5g의 6배 정도나 되는 20g의 염분을 하루에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갱년기의 대표적인 질병으로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해서도 우유, 뼈 있는 생선, 시금치 등을 통한 칼슘섭취와 싱겁게 먹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임교 수는 강조했다. <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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