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ITS가 사람이 아닌 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차의 정체를 막기 위해 네거리에서 한 방향 신호를 오래 주면 사람은 신호등 앞에 한참을 서 있어야 한다. 차는 빨리 가지만 사람들은 횡단보도에서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날씨가 춥거나 비가 오면 더욱 고역이다.
ITS 도입 전에도 우리나라 교통은 '차 중심'이었다. 대각선 방향으로 가려는 사람은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한다. X자 형태의 횡단보도가 있다면 한 번이면 되는데 말이다. 게다가 횡단보도 신호는 차량 통행이 원활하도록 최대한 짧게 준다. 노인이나 어린이가 건너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ITS는 차 중심의 교통 시스템을 한층 강화한 셈이다. 차 위주의 신호체계가 부작용이 있어도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차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속도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차는 그 편리성과 함께 중요성도 커진다.
하지만 차 중심 사회에서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과연 차는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가이다. 차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존재다. 그런데 차를 좀 더 빨리 이용하려는 욕심 때문에 정작 중요한 사람은 중심에서 사라지고, 심지어 목숨을 앗아가는 사례까지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차보다는 사람 중심의 교통 시스템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박진수 학생기자(충북 충주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