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분규 얽힌 범행추정/서울신대,시험지도난/학장 퇴진요구 계속내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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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수·경비원 가담여부 조사/전문절도단·수험생쪽도 혐의/학생회관 관계자 7명 소재파악 나서
【부천=특별취재반】 부천시 서울신학대학 후기대 입시문제지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이번 사건이 ▲조종남 학장을 난처하게 만들어 문책퇴진 시키거나 학교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이 대학 일부 교수·직원·학생들이 연관된 범행이거나 ▲시험지를 입수,돈을 벌려던 전문절도단 ▲높은 점수를 받으려는 후기대 수험생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가능성 등 세갈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도난사실을 맨먼저 신고한 경비원 정계택씨(44)에 대한 조사결과 도난 추정시간을 전후한 정씨의 행적에 의문점이 많은 것을 밝혀내고 정씨의 범행간여 가능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당초 21일 오전 1시쯤 마지막 순찰을 돈뒤 시험지가 보관된 전산실에서 10여m 떨어진 교환실에서 잠잤다고 진술했으나 21일밤 조사에서는 정문 경비실에서 잠잤다고 주장하는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정씨를 상대로 ▲평소 함께 근무하던 경비원 이용남씨(26)를 일찍 퇴근시키고 혼자 근무한 이유 ▲교무과장 이순성씨가 21일 오전 정씨로부터 전화로 도난사실을 보고받고 현장보존을 지시했는데도 굳이 정씨가 사다리를 이용,깨진 유리창을 통해 전산실에 들어간 이유등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전산실 출입문이 16절지 크기 종이로 봉인되어 있어 문을 여닫을 경우 봉인종이가 문틈에 끼어 찢어져야 하나 열쇠로 연 것처럼 손잡이 부분의 봉인만 찢어진 점으로 미루어 교무과장과 함께 전산실 비상키를 나눠갖고 있던 정씨의 범행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조학장 퇴진운동의 핵심인물인 이대학 기독교 교육과 조교수 김삼복씨(35)가 도난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인 21일 오전 8시40분쯤 천병욱 교무처장(56)을 찾아와 『내일 시험이 정상적으로 치러지느냐』고 물어본 점을 중시,김교수의 이번 사건 가담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지검은 21일 김교수에 대한 출국정지 처분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한편 김교수는 22일 오전 부천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나와 학교관계는 정리됐는데 언론이 내가 범인일 가능성을 계속 보도하고 있어 해명하고 싶다』며 경찰관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범인이 외부에서 잠입한 흔적이 없는데다 도주로로 추정되고 있는 본관 지하1층 탁구장 입구 복도유리창 4장중 깨진 맨좌측 유리창 파편이 건물 바깥쪽으로만 흩어져 있는 점 등으로 미뤄 범인이 사전에 건물안에 잠입해 있었으며 유리창 높이가 2m 이상으로 혼자서는 유리창을 파손하거나 유리창을 넘어 도주하기가 어려워 범인이 2명 이상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20일 오후 6시쯤 교내 서클룸에 남아있었던 신임총학생회장 장요섭군(20·신학3)등 학생회 관계자 6명과 20일 오후 9시30분쯤 교내로 들어가는 것이 경비원 이씨에 의해 목격된 전학생회간부 박모군(22·신학3·휴학)등 모두 7명의 소재파악에 나섰다.
한편 경찰은 문제지가 보관됐던 전산실에 대한 지문채취 작업을 했으나 범인의 지문을 찾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사회1부=김정배차장,최훈·이철희·유광종기자
▲사진부=오승환·오동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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