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엘프녀 등 XX녀 시리즈 인권침해 부작용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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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명동 엘프녀'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OO녀 현상이 또다시 화제다. 개똥녀, 된장녀를 필두로 인터넷상의 유행을 선도해온 'OO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당 여성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개인정보.사진 노출 등 인권침해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입을 모은다. 특정 사건과 사물의 특징을 파악해 의미를 빨리 전하려는 인터넷 속성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는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명동 엘프녀'라는 이름의 1분 47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나오는 엘프 복장을 한 여성이 명동 거리를 걷고 있는 내용이다. 긴 머리를 은발로 물들이고 흰색 엘프복장을 한 채 명동 거리를 배회한다. 엘프 특유의 뾰족한 귀까지 모방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게임회사의 광고다' '코스프레다(만화나 게임 주인공의 의상을 모방하는 행위)'등의 추측을 하고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

'연예인 지망생의 쇼'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 여성이 붉은색 T자형 막대기를 들고 나타나는 장면을 보고 '이동통신회사의 광고가 아니냐'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 리니지는 인기 롤플레잉(역할) 게임으로 만화가 신일숙 씨의 만화 '리니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명동 엘프녀'의 사진을 게시하면서 접속자수를 늘리는 한편, 개인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전 '군삼녀'(군복무기간 18개월가지고 뭘 배우겠냐며 군복무를 3년 이상 해야 한다며 주장한 여성)에 이어 한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불거진 '명동 엘프녀', 전문가들과 네티즌들은 한목소리로 "또다시 마녀사냥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임봉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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