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버스 "무법 천지" 횡포|의정부 동부 외곽 지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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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앙일보 「수도권판」은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집단 민원을 지면에 반영, 해결책을 모색하는 「민원 현장」을 신설, 게재합니다. 교통불편·공해 피해 등은 물론, 각종 민원 사항을 제보해주시면 현장 취재를 통해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성실하게 반영할 계획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제보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교통 사고로 입원했다 퇴원한 어머님을 집까지 모시기 위해 20여분간 택시를 기다렸어요. 「민락동 가자」니깐 3대가 모두 그냥 스쳐 지나가는 거예요. 울화통이 터져 4번째 택시 앞을 가로막고 운전사와 한판 싸움을 벌이다 결국 택시 잡기를 포기하고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택시 횡포는 승차 거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예요. 같은 시내인데도 돌아올 때 빈차로 온다는 이유로 기본 요금의 3∼4배를 요구합니다.』
『버스도 마찬가집니다.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하는 데다 교통체증을 이유로 걸핏하면 20∼30분씩 연착을 일삼고….』
택시·버스의 불법·탈법 운행, 극심한 교통체증 등에 시달리는 의정부시 동부 외곽 지역 용현·성산·민락동 등 3개 동 2만여명의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그러나 의정부시와 경찰의 단속은 뒷전이어서 주민불편은 날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택시 횡포=의정부시 중심가∼용현동간 미터 요금은 1천∼1천2백원선.
그러나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이 지역으로 가는 유일한 간선도로인 송산 로터리∼신곡 육교간 도로가 체증이 극심한데다 돌아올 때 빈차로 올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로 승차 거부 하거나 미터 요금의 3∼4배를 요구하기 일쑤다.
의정부역 앞에서는 그나마 택시 잡기가 쉬운 편이나 운전기사들은 손님 4명이 다 탈 때까지 10여분씩 기다리다 1인당 3천원씩 받고 운행, 잦은 시비가 일고 있다.
◇교통체증·버스 횡포=송산 로터리∼신곡 육교간 (1·25km) 퇴계로는 의정부의 중심가와 동부 지역을 잇는 대표적인 간선도로로 하루 평균 5만6천2백여대의 차량이 통과하고 있다.
그러나 왕복 2차선에 도로 폭은 10m에 그치고 있어 연일 극심한 체증 현상이 일고 있으며 출·퇴근시 이 구간을 통과하는 데만 30분 이상이 걸린다.
게다가 이 지역을 운행하는 6개 노선의 50여대의 시내 버스들도 교통 체증을 이유로 평균 5∼10분인 배차 간격을 20∼30분씩 멋대로 연장 운행하고 있다.
또 버스가 만원일 때는 중간 정류장은 정차하지 않고 그냥 통과, 출근길 시민, 등굣길 학생들의 지각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동부지역=의정부시 동부 지역은 24개 자연 부락이 산재한 농촌 지역이었으나 89년부터 용현동 일대에 1천5백80가구분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변모, 89년 당시 4천여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2만여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더욱이 현재 택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용현동 이웃 신곡 지구의 5천99가구분의 아파트 입주가 본격 시작되는 95년에 이르면 동부 지역 인구는 추가로 2만4백여명이 늘어 퇴계로의 체증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의정부 시 관계자는 『총 사업비 1백50억원을 투입, 송산 로터리∼신곡 육교간 2차선 도로를 폭25m의 4차선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 도로 확장 공사는 신곡 지구 입주가 완료되는 95년 이후에야 완공될 전망이어서 동부 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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