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산업 사양 안이한 경영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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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언론·소비자단체 원인지적/품질개선 뒷전 일에 밀려
부시 대통령이 대일 자동차세일 외교에서 거의 빈손으로 돌아온 후 미국에선 미 자동차산업의 사양이 일본때문이냐,미 자동차회사들의 문제때문이냐는 논란이 언론등을 통해 새삼 크게 번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사양이 일본의 덤핑과 보호무역 때문이란 주장은 GM·포드·클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자동차메이커들과 민주당에 의해 계속 주장되어온 것으로 별로 새로운 것은 없다.
리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 회장은 부시 대통령의 방일 수행후 귀국하자마자 10일 디트로이트 경제클럽 연설에서 미 자동차시장이 일본에 잠식당하고 미국자동차가 일본에서 팔리지 않는 것이 미 자동차의 질 때문이란 일부 비판을 일축하고 이같은 구조적 요인들을 열거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가 일본뿐 아니라 미국인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는 진짜 원인이 일본의 불공정무역보다는 미 자동차메이커들의 안이한 경영방식에 있다는 반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같은 논리에는 언론들과 소비자단체,그리고 공화당 의원들이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2차대전후 경쟁자가 거의 없던 수십년동안 미 자동차회사는 과도한 임금을 받는 중역들과 강력한 노조 등이 현실에 너무 만족,품질개선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 미 자동차의 일본시장 진출 부진과 관련해서도 일본의 시장침투가 제도적으로 어렵지만 모토롤라같은 성공사례가 있고 이들이 유럽진출에서 성공한 것을 보면 일본시장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즉 일본인들에 맞는 오른쪽 좌석운전차 개발이나 일본에서의 판매망구축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부시 대통령의 대일 자동차 판매외교를 왜곡된 외교로 비판했던 뉴욕타임스는 14일 사설에서 미 자동차메이커들은 헛된 약속으로 감정이 상한 미국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좋은 제품생산으로 명성을 되찾으라고 충고하고 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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