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느는 청소년 흡연 대책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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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흡연이 늘고 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흡연 연령이 차츰 낮아지고 여학생까지도 흡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청소년들의 흡연을 우려하던 목소리가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다.
정부에서는 국가재정상 담배전매사업을 하고 있고 이 자금으로 국민의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이것은 많은 청소년의 건강과 정신을 해치고 있다. 청소년의 흡연을 막으려고 노력하는 단체도 거의 없거니와 학교 자체 내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골치거리가 되어 버렸다.
해마다 급증하는 중·고생 흡연율을 연세대 의대팀이 조사한 것을 보면 남중생의. 경우 1.8%(88년), 2.5%(89년), 3.2%(91년)로 증가했고 남고생의 경우 23.9(88년), 32%(89년), 32.4%(91년)로 늘어났다.
중학교 1학년생은 거의 없고 2, 3학년에 분포돼 있는데 3학년생은 고입시험을 치른 뒤의 긴 겨울 방학의 무료함을 틈타 담배를 배우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의 경우도 고학년으로 갈수록 많은 숫자가 담배를 피우고있는데 3학년의 경우 대학입시로 인한 초조함과 불안감으로 인해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예전의 으슥한 골목이나 학교화장실을 이용해 극소수의 학생들이 몰래 담배를 피우던. 시대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교복·두발 자율화로 인해 학생신분이 어느 정도 감추어짐으로써 길거리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당연시하고 심지어는 어른들에게 담뱃불을 빌리는 행위도 하고 있다.
중·고생들의 흡연율 증가이유를 보면 담배값이 비교적 싸고, 양담배의 과대 선전에 영향을 받아 「담배를 피우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으며, 최근 널리 보급된 자동판매기에서 담배사기가 용이해진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지 못하게 법적인 규제를 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흡연은 주지하다시피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에게 정서적 피해뿐만 아니라, 특히 두뇌의 발달이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에 신체발육과 두뇌발달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여러 가지 성인병을 조기에 발생시킨다.
세계적으로 금연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처럼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 흡연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가정·학교·사회는 애정 어린 눈길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흡연 행의를 적극적·지속적으로 계도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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