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미온적 「3통」협상 "불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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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천만 이산가족찾기 운동의 결실을 위해 우리정부는 올해 남북고위급회담 때도 우편교류·전화소통·TV상호시청 등 이른바 3통 현실화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북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내년2월 열릴 제6차 고위급회담에서 실현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통 협상-우리측은 지난10월 남북공동우표발행과 판문점에서의 우편물상호교환을 북측에 제시했다.
가장 흔한 우편물인 봉서와 염서의 경우 남한은 각각1백원과 70원 짜리 우표로 통용되나 북한은 10전과 5전 짜리로 환율상 문제가 있어 공동우표를 내자는 것.
체신부 서순조우정국장은 『한국전쟁발발전인 1945∼50년 미소강대국에 의해 남북이 분단됐을 때도 경계지역인 개성역에서 서로 우편물을 교환했었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또 확인된 이산가족만이라도 서로 전화소통이 가능하도록 제의했다.
현재 서울∼평양간에 적십자사용 직통전화 22회선이 가설돼 있고 서울광화문전화국에서 판문점까지 4백8회선의 광케이블이, 북측도 판문점까지 동축케이블이 있다.
체신부 이계철 기획관리실장은 『북측이 수락만 하면 언제라도 소통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TV상호시청을 위한 협상도 있었다. 우리측은 미국식 컬러방송방식인 NTSC방식이나 북측은 PAL방식으로 변환장치 또는 겸용TV개발이 없이는 상호시청이 불가능하므로 프로그램을 녹화해 서로 교환방송하자고 제의했다.
◇컴퓨터 의료진단서비스-데이콤의 「천리안Ⅱ」정보서비스를 통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컴퓨터화면으로 자가진단과 질병예방법을 터득하는 시스팀 개발로 정보사회가 의료복지에도 공헌하는 시대를 열었다.
▲서울대 병원=가정의학과 허봉렬 교수팀이 자가진단시스팀을 개발, 운용중이다.
유아·소아·성인으로 나눠 일상생활 중 흔한 질환을 신체부위에 따라 10개 부문 88개 증세로 세분했다.
◇연세대 병원-가정 의학과 윤방부교수팀이 개발한 컴퓨터클리닉에서는 신체 각 부위의 24개 증세와 금연·비만 등 건강증진 항목에 대한 질문에 응답해 준다.
컴퓨터화면을 통해 담당전문의와 진료시간을 미리 예약할 수도 있다.
◇국제 전화복수경쟁-데이콤이 002번으로 미·일·홍콩 등 3개국을 대상으로 기존요금보다 5%싸게 서비스를 개시, 건국이후 최초로 한국통신 독점체제에서 복수경쟁시대를 열었다.
데이콤은 내년6월부터 영·독·불·캐나다·호주·태국·대만·싱가포르·이탈리아 등 11개국으로 국제전화를 확대할 예정이나 아직 국내에서 해당 국가간의 발신만 할 수 있게 규제되고 있는 것이 큰 흠이다.
◇발신자 번호확인-국내에는 유달리 가정의 부녀자를 대상으로 한 음란·폭력·장난전화가 많아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내년10월부터 발신자전화번호 확인서비스를 실시키로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선의의 고발 전화자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등 헌법과 전기 통신사업법(통신비밀에 관한 조항)에 위배되는 행위이며 충분한 여론수렴과 검토 없이 시행은 곤란하다는 반대의견도 제시하고 있으나 한국통신은 강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경망칩개발=한국통신연구개발단의 한일송박사가 인간의 두뇌기능처럼 글자를 이해하고 1초에 10억의 연산가능을 가진 신경망칩을 개발한 것은 커다란 쾌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생물로 치면 거머리와 지렁이 중간지능수준으로 현재 미·일은 이보다 한 발짝 앞선 지렁이와 파리 수준.
다만 국내는 아직 설계수준만으로 제조는 미국에 맡기고 있어 제조기술개발이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이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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