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동화 '레오나르와 줄리엣의 특별한 이야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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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이력의 작가가 영상적 감성으로 써 내려간 성장 단편 동화가 출간되어 눈길을 끈다. 영화 의상일을 시작으로 영화와 인연을 맺어 자신의 영화사까지 설립한 작가의 이름은 아네스 라코르. 현재 영화 제작자로서 시나리오를 쓰고 있으며 틈틈이 어린이 책도 집필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그녀의 동화 두편 중 한편인 <미용사 레옹의 행복>은 2004년 벨기에 브뤼셀문학상 어린이 부문 수상작으로 작가의 디자인과 영상적 감성에 이야기를 만드는 재주가 곁들어진 작품이다.

불행, 우정, 사랑, 슬픔, 열정, 희망, 행복으로 이어지는 유쾌한 이야기 2편

“마르그리트 양, 이 일을 모두 잊어 주세요. 괜히 저 때문에 울지 마세요. 전 불행에 익숙해져 있답니다.”어린시절 왕따를 경험하면서 가장 큰 위안이었고 사랑이었던 여자 친구 줄리엣과의 이별을 겪어야 했던 주인공은 새롭게 찾아온 사랑에게 이렇게 말한다.

<레오나르와 줄리엣의 특별한 이야기> 2편 중 전편인 <미용사 레옹의 행복>에 나오는 대목이다. 화려하면서 독특한 그림 위로 그다지 길지 않게 얹혀진 텍스트 중에서 독자로 하여금 가장 짠한 느낌을 들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독자는 곧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 주인공이 더 이상은 불행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비록 왕따를 경험하며 불행을 겪어야 했지만, 천부적인 미용기술을 익히며 행복을 얻는다, 실연의 아픔으로 헤어날 수 없는 불행을 다시 겪지만 유일한 열정인 미용 기술을 되살려 세상을 변화시키는 행복의 전도사가 된다. 그리고 자신 역시 새로운 사랑을 만나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어진 후편 <소설가 줄리엣의 사랑>편에서는 전편의 주인공 레오나르의 옛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줄리엣에 관한 이야기이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주인공은 소설가적 재능과 미모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설만큼이나 그녀 스스로도 엄청난 대스타로서 많은 사랑을 받는다. 자만에 빠진 그녀는 세상이 모두 자신을 위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고 불행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자그마한 사건을 통하여 과거의 연인이었던 천재 미용사 레오나르의 사랑을 다시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나 이미 새로운 사랑과 행복을 찾은 옛 애인을 만나면서 모든 사람들이 선망하는 화려한 삶보다는 소박하지만 진실된 관심과 사랑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진실한 사랑을 만나 소박한 행복을 선택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화려한 그림을 보는 재미까지,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를 위한 동화

두 남녀의 성장 이야기는 때로는 유머러스 하게 때론 유쾌하게 또 때로는 짠한 느낌으로 다양한 분위기로 전개된다. 이야기는 동화 형식을 빌렸지만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부담 없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거의 그림책 수준에 가까운 삽화는 독특하고 재미있다.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를 맞는 초등학생에게 부담 없이 읽히기에 좋다. 길지 않은 단편 동화이지만 감동, 흥미, 교훈 등 동화가 가져야 할 요소를 빼놓지 않고 가지고 있다.

발행: 도서출판 키다리 (가격 : 17,000원)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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