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강문석 대표측 "한미약품과 합병도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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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강 회장의 아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 측은 "(동아제약 경영권을 확보하면) 한미약품과의 합병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강 대표와 손잡은 유충식 전 동아제약 부회장은 21일 서울 논현동 수석무역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유 전 부회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덩치를 키워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6.27%의 동아제약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이 9일 동아제약 강 회장을 만나 두 회사의 자사주를 300억원어치씩 맞교환하자고 제안한 뒤에 나온 유 전 부회장의 이런 발언으로 두 회사 간 인수합병(M&A)설이 증폭됐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측은 "외부 세력의 M&A 위협으로부터 동아제약을 지키기 위해 지분을 늘려 왔다는 강 대표의 예전 주장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29일 열리는 주총에서 한미약품(의결권 행사 가능 지분 4.95%)과 한양정밀(4.14%)의 지분을 끌어들이기 위한 제스처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강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우리 측의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면 2010년까지 매출 1조원대의 제약회사로 키워보겠다"며 "동아제약의 영업본부장과 동아오츠카 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복동생인 강정석 전무에게는 잘할 수 있는 직책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부회장은 "제약업계 중진들이 표 대결까지 가지 않도록 부자간에 중재를 서고 있다"며 "강 대표만이라도 경영 참여를 보장해 준다면 나머지 이사 후보들은 이사회에서 빠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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