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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BDA 자금 베이징 북한 계좌로 "김정일 호주머니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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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500만 달러 전액 해제 방침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마카오 당국은 21일 오전 중 북한의 자금을 송금할 예정이다.

20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마카오 금융 당국은 21일 2500만 달러를 전신환을 통해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국은행에 개설된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송금할 예정이다. 이는 베이징 6자회담이 종료되기 전에 자금 반환 절차를 매듭짓겠다는 북.미 간 합의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 워싱턴은 BDA 논란 중=워싱턴 정가는 미국이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500만 달러를 전액 해제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대북 강경파들이 "북한에 면죄부를 줬다"며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온건파 인사들은 "현실을 직시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옹호하고 있다. 논란을 의식한 백악관과 국무부는 "미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방어에 나섰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공화당의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은 19일(현지시간) "북한 자금을 전액 해제한 것은 북한의 불법 활동 차단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에도 도움이 안 되는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이 돈이 김정일의 호주머니에 다시 들어가지 않도록 보장하는 어떤 장치가 돼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2005년까지 미 국무부에서 북한의 금융범죄를 조사했던 데이비드 애셔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도 "북한 자금 전액 해제는 미국 스스로 자초한 패배이자 완전한 실패"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존 울프스탈 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북핵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내려진 결정이라면 지지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BDA에 대한 미 재무부의 조치는 이제 완료됐고, BDA가 (북한의) 불법행동을 대행하던 날들은 이제 끝났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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