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배 탄 고르비­소 군부/살아남기 위해 서로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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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 워싱턴 포스트지 칼럼니스트 로랜드 에번스­로버트 노박 주장
고르바초프의 선택은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사임하든가,신연방수도가 된 민스크로 가든가,반격하든가 이 셋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
고르바초프가 지금 필요한 것은 동맹세력이며 그는 이를 군부안에서 찾을 것이다.
무정부상태 지경에서 수만명의 소 군장교들은 그들의 생명과 그들의 조직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거리는 인플레와 물자부족으로 폭발상태다.
바로 이러한 시점이 고르바초프에게는 하나의 도전의 시점이 될수 있다.
옐친이 지난번 불발 쿠데타 이후 러시아주둔 소련군내 정치장교를 없애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약 8만명의 공산당정치장교중 36명만이 해고됐다.
이는 이들이 사실 무장해제 당했으나 군조직안에 남아있는 것이 허용됐든가,군내부에 옐친보다 스스로 힘이 세다고 생각하는 반대세력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후자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군내부의 불만세력이 옐친과 개별공화국 지도자에 대한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소 연방최고의회에서 개별공화국으로의 분리,친연방파를 이끌고 있으며 발트해국가의 독립을 반대했던 빅토르 알크스니스대령은 「우리국민」이라는 친연방 정당을 새로 결성했다.
이들은 발트해뿐 아니라 모든 공화국이 독립 움직임을 중지 토록 요구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독립을 반대했던 예브게니 코간도 쿠데타 이전의 국경을 재건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재탄생」이라는 이름으로 대중운동을 벌이면서 『연방이 재건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북아일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과 같은 내란이 있을 뿐』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지금까지 소군부와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연방이냐,분리냐는 선택문제를 놓고 부시 대통령등 서방지도자들에게 군부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런 점때문에 급격히 힘을 잃어가는 연방대통령과 군부쿠데타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군부는 서방을 만족시키기위해 고르바초프가 필요하며 고르바초프는 연방분리운동에 반격을 가하기 위해 군부가 필요한 것이다.<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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