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재용기자의행복연금술] '일수 금리' 제대로 챙기나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기자와 가까운 취재원의 어머니는 70대를 훌쩍 넘겼지만 요즘도 일수(日收)를 놓는다.보통 100일 기한으로 10만원을 빌려주는 '소액 대출'이다.주거래 고객이라 봤자 집 근처 재래시장 상인들 30여명 정도.하지만 생각보다 '영업이익'이 꽤 짭짤하다고 한다. 취재원은 "일수만의 독특한 원리금 상환방식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전했다.그의 설명은 이렇다.

"하루에 1000원씩 원금을 상환하는데 30%(3만원) 이자도 매일 똑같이 나눠 갚는다.100일이니까 하루에 300원씩이다.원리금을 합쳐 1300원씩 갚는 것이다.하지만 매일 나가는 이자가 몇백원에 불과해 빌린 사람들이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똑같은 이자 300원이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상환 원금이 줄어드는 만큼 이자도 똑같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서다.상환 마지막 날의 원금상환액(1000원)대비 이자는 연이율로 따지면 무려 1만950%나 된다. 이처럼 이자는 어떻게 요리하고 포장하느냐에 따라 생각치 못한 위력을 발휘한다.요즘 시중은행 예금이자는 고작 연4% 중반.오죽하면'부자가 되려면 은행을 떠나라'의 저자 심영철씨는 "이자수익이 저조한 은행이야말로 재테크의 최대의 적"이라고 말했겠는가.그렇다고 안전한 확정이자 상품을 멀리하고 펀드나 주식 같은 투자상품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일.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제부터 거꾸로 금융기관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하겠다는 자세로 접근하면 어떨까.한 푼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이나 확정금리상품을 찾는 게 좋다는 얘기다. 1% 포인트의 이자율 차이라도 5년,10년 뒤쯤 지나면 그 격차는 예상외로 크다.상호저축은행의 복리식 정기예금을 살펴보자.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의 이자율은 평균 연5.3% 정도.시중은행(연 4.6~4.7%)보다 높다.그래도 부실이 걱정된다면 원리금을 포함해 5000만원(원금 기준으로 약4700만원)까지만 넣자.단기로 작은 자금을 맡겨둘 때에도 이자를 꼭 따지자.은행의 수시입출금식 보통예금(개인MMDA) 보다는 종금사나 증권사에서 운용하는 CMA(어음관리계좌)나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면 이자수익이 더 난다.예컨대 500만원 미만인 경우 수시입출금식예금의 이자는 거의 안 붙거나 0.5% 정도다.반면 CMA는 금액에 상관없이 연4.3%,MMF는 연3.5%가량이다.하루 기준으로 CMA는 약 589원을, MMF는 약 474원을 챙길 수 있다.반면 은행의 MMDA는 하루 이자가 14원 정도다. 티끌도 어떻게 모으냐에 따라 태산이 되기도 하고 모래 두덩에 그치기도 한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