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접대부의 이력(촛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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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4세,○○도 ○○군 ××면…,91년 9월 D중학 1년 중퇴.』
23일 서울지검 북부지청의 서울 미아동일대 윤락가 일제단속에서 붙잡혀온 소녀접대부 김모양의 초라한 이력.
『공부하기가 싫어서 무작정 집을 나와버렸지만 이렇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김양이 처음 가출한 것은 지난달 7일.
말로만 듣던 부산에 내려가 직업을 찾아 거리를 헤매던 김양은 전봇대에 붙여져 있는 구인광고쪽지의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30여분 지난 뒤 마중나온 20대 여자를 따라간 곳은 다름아닌 술집.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주인아줌마 말을 믿고 열심히 시키는대로만 했어요.』
보름여간 나이 어린 접대부생활을 했던 김양은 곧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부모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집에서의 생활은 역시 답답하기만 할뿐 김양은 다시 집을 뛰쳐 나왔다.
『매상 오르게 안주만 부지런히 집어 먹어야 한다. 술은 많이 마시지 말고….』 집을 나와 새로 찾아간 서울 미아동의 술집주인 아주머니는 술상이 들어갈 때마다 버릇처럼 되풀이했다.
결국 김양은 매상을 더 올리기 위해 술취한 손님들에게 몸마저 팔아야 했다.
『화대는 주인아줌마가 말해주질 않아 잘 모르겠어요. 월급 20만원에 매상이 오르면 조금씩 더 받곤 했어요.』
『우리 딸아이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 애를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할지 걱정이 앞서는군요….』
연락을 받고 급히 상경한 김양의 부모는 김양을 데리고 나가면서 말끝을 제대로 맺지 못했다.<유광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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