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학교 전문대 「특혜입학」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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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급기능사자격 특별전형/취업알선 취지 “탈색” 소지/아현직업학교 35%가 진학 희망
인문계고교 3학년학생중 비진학자를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직업학교에 학생들이 크게 몰리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취업이라는 본래취지를 벗어나 전문대 진학 수단으로 직업학교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직업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비교적 입학이 쉬운 전문대의 특별전형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92학년도 주간 30%,야간 50%)인데다 직업학교 1년과정을 마치면 특별전형대상의 자격이 되는 2급기능사자격증을 대부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으로 자칫 직업학교가 전문대 입시기관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아현직업학교가 위탁교육생 1천3백11명과 학부모 3백6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교육을 받는 목적에 대해 학생의 35.5%와 학부모의 43.4%가 「동일계 전문대에 진학하기 위해」라고 응답했다.
이 학교 성모군(19·Y고 3년)은 『이미 지난 9월에 자격증을 따 놓은 상태여서 지금은 입시공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학교 정운무 교감(47)은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왔다가도 자격증을 따면 전문대 진학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이 수업시간에 입시준비를 해 수업에 차질을 빚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직업학교가 진학의 창구로 알려지자 일선고교에서는 전문대 진학조차 힘든 수준에 있는 학생들이 진학을 고집할 경우 이를 적극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술교육분야도 취업이 잘되는 이유도 있지만 전문대의 인기학과에 따라 선호도에 큰 차이를 나타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마감된 92학년도 지원결과를 보면 전산이용설계학과(3.3대1),정보처리과(2.3대1) 자동차정비과(2.2대 1) 등이 높은 경쟁률을 보인 반면 전문대 특별전형이 없는 미용·자수 등의 학과는 미달이거나 경쟁률이 극히 저조했다.
현재 직업학교는 아현·서울직업학교·종로산업학교 등 3곳과 인덕공고를 비롯,공고부설직업학교 4곳 등 7곳으로 모두 4천80명을 수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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