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승객싣고 시험운행 하나”/영등포역서 또 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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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민들 “불안해 못타겠다”/철도청 “승객많아 수리할틈 없다”
15일 오전 서울지하철 레일파손 사고로 출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데 이어 이날 오후에도 수도권 전철에 또 고장이 발생,시민들의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15일 오후 6시5분쯤 수도권전철 영등포역 구내에서 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급전선에 갑자기 방전현상이 일어나 철도청이 시설점검 및 수리를 위해 구로∼용산역간 상행선 전원을 차단하는 바람에 이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16분간 전면 중단됐다.
이날 사고는 2만5천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동력공급선을 지탱하는 부분의 이음새가 낡은데다 먼지 등이 쌓여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에 이어 또다시 오후에 사고가 나자 전철이용 승객들은 『당국의 사후대책마저 무성의 해 언제 대형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며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 오류동에서 영등포로 출퇴근하는 박설희씨(24·여·회사원)는 『승객이 많아 짐짝 취급하는 것은 그렇다치더라도 걸핏하면 연·발착에다 사고까지 빈발해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당국이 시설보수등 사고방지를 위한 적절한 대책을 하루빨리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 월계동에서 종로3가까지 지하철 1호선으로 출퇴근하는 이제원씨(34·회사원)는 『사고가 빈발함에도 당국이 즉시 안내방송도 하지 않는등 무성의하기 짝이 없는 것 같다』며 『특히 지난번 개봉역 전동차추돌사고때는 당국이 사고원인을 은폐하고 거짓말까지 해 도대체 지하철을 믿고 탈 수가 없을 지경』이라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빈번한 사고에 대해 철도청의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전철의 수용능력에 비해 이용승객수가 지나치게 많아 제때에 수리할 틈도 없는 것이 문제』라며 『특히 지하철 1,2호선은 이미 시설이 낡아 대폭적인 보수공사가 요구되고 있으나 당장 전동차 구입·차량기지건설 등의 사업에만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 사고가 나도 임시적인 고장수리외에 근본적인 시설개수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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