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사이트 회원이라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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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회사원 김모(32.여)씨는 얼마 전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려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더니 이미 회원으로 등록된 상태라는 안내문이 컴퓨터 화면에 떴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회원에 가입해 버젓이 쇼핑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주민번호가 온라인을 떠돌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을 해봤을 것이다. 이제 그런 불안감을 어느 정도는 떨쳐낼 수 있는 길이 생겼다. 행정자치부가 12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한 달간 실시하는 '주민등록번호 클린 캠페인'을 통해서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면 2001년 이후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실명 확인이나 성인 인증 등의 목적으로 자신의 주민번호가 언제.어떻게 이용됐는지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 도용 사례가 있는지도 단번에 알아낼 수 있다. 회원 가입은 했지만 사실상 쓰지 않고 있는 휴면 계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가입해 있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된 사이트에서는 회원에서 탈퇴해 더 이상의 주민번호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신용평가기관이나 일부 민간 사이트에서 부분적으로 주민등록번호 도용 확인서비스를 제공한 적은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종합 서비스가 마련된 것은 처음이다.

참여 방법은 캠페인 메인 홈페이지(http://clean.mogaha.go.kr)에 접속해 자신의 주민번호 입력→본인 인증→주민번호 이용 내역을 조회하면 된다. 본인 인증을 위해서는 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인증서가 필요하다. 행자부 홈페이지(www.mogaha.go.kr)나 전자정부 홈페이지(www.egov.go.kr), 16개 시.도 홈페이지를 접속해도 참여할 수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남의 주민번호를 몰래 갖다 쓰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ISA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2004년 9163건에서 2005년 9810건, 지난해 1만835건이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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