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책­공천 “따로”“함께” 대립/민주 조특가동… 「심사」 안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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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분·현역 30%배제 싸고 시기­방법 맞서/“인물본위” 일치… 서울·호남 20여곳 바뀔듯
민주당이 12일 통합 2개월만에 조직강화특위(조특)를 구성,실질적인 14대 총선 공천작업에 나섬으로써 사실상 총선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조직정비는 합당에 따른 후속절차 성격을 띠고 있지만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이어서 조직책 임명은 곧 공천과 연계될 수 밖에 없어 당안팎의 관심이 조특활동에 집중되고 있다.
신민·민주계간 지분 차지문제와 현재 30%선으로 예상되고 있는 지역구출신 현역의원들의 배제시기·방법에 대해 두 계파가 이견을 보이고 있고 조직책 임명 자체에 각 계파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조특은 초기부터 내부진통이 예상된다.
○…금주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갈 조특은 12월16일까지 개편대회를 마쳐야 하는 법정지구당(45개)을 채우기 위해 이달말까지 현역지구당을 포함,무경합 원외지구당등 70여곳을 1차 선정해 발표할 예정.
나머지 경합지역에 대해서는 외부인사 영입과 때맞춰 2∼3차례로 나누어 내년 1월말까지 조직책 인선을 일단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그러나 1차 조직책 인선대상과 현역의원 배제시기를 둘러싸고 신민계와 민주계가 날카롭게 맞서 어떻게 조정될지 관심사다.
신민계는 조직책과 공천의 분리원칙에 따라 지역구출신 현역의원 58명 전원을 1차 조직책으로 임명하자는 주장.
각종 비리사건이나 의정활동 부진·지역구관리소홀등 문제지구로 지목돼 공천탈락 대상에 오른 현역의원들도 일단은 조직책에 임명한후 내년 1월 이후의 공천과정에서 탈락시키자는 복안이다.
앞으로 임기가 5개월이상 남아있는데다 조직책 탈락에 따른 동요와 이탈등 당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방안의 채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신민계측의 설명.
그러나 민주계는 통합야당의 새로운 모습과 정치개혁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인물 본위로 대수술을 단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계 김정길 총무(조특위원)는 『원내가 존중은 되어야 하지만 우선 돼서는 곤란하다』면서 『1,2개월후 공천에서 바꿀사람을 지금 조직책에 임명하는 것은 오히려 조직분규등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
그러나 김대중 공동대표의 한 측근은 『현역의원중 탈락대상이 거의 없는 민주계와 달리 신민계는 조직책탈락 의원들의 동요와 이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칫 총선에 임박해 탄생할지 모르는 신생 야당의 「이삭줍기」에 보탬이 되는 이적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현역 조기제외에 난색.
○…신민·민주계는 인물본위의 인선기준에는 원칙적인 합의상태.
양측은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과 경력 ▲학식·덕망·도덕성·참신성 등을 포함한 지도력 ▲조직력 ▲지역기반 ▲당에 대한 충성도 ▲자금융통력 등을 종합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계획.
서울은 신민·민주계간 6대4의 지분원칙에 따라 42개 지역구중 신민계 25개 민주계 17개씩 서로 차지키로 되어 있으나 인물본위의 공천원칙에 걸려 지분배분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민주계는 신민계의 텃밭인 호남지역에 대해 3∼4곳의 지분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그 지역이 관심대상. 광주 서을·전주을·나주시­군·익산 등이 거명중.
따라서 호남지역은 수서·상공위 사건과 관련된 광양·나주·완주 등을 포함해 광주 2∼3곳,전남 7∼8곳,전북 6∼7곳은 조직책 선정이나 공천과정에서 「물갈이」되리라는 예상이 지배적 분위기.
서울도 이철용·이해찬 의원의 탈당지역을 포함,4∼5개 조직책 교체설이 유력.
○…현재 1차 조직책 인선 대상으로 예상되는 지구당은 현역 지역구 41개를 포함,모두 70여곳.
서울 노원을(임채정 당무위원)등 무경합지역 30곳이 우선 대상지역. 복수경합지역이지만 당선가능성이 높거나 조직책신청자의 당내 비중이 큰 마포을(김현규)·인천남을(하근수)·의정부(목요상)·동두천­양주(김형광)·파주(이준희)·창원(설훈)등 7∼8곳도 조기조직책임명 예상지역.
30명 목표의 외부인사 영입은 12일 현재 인천중­동의 신용석씨(조선일보 논설위원)등 5명이 확정됐을뿐 아직 부진한 상태.
따라서 영입인사들에 대한 조직책임명은 총선을 앞둔 내년 2월께 공천과 동시에 마무리될 전망.<정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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