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 반한감정 날로 심각해요"|『블랙코리아』노래에 깊은 우려|한흑분쟁 해결사 교포 헨리 홍 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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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재미교포들에 대한 흑인들의 불만은 노래로 불려질만큼 날로 심각성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미국내에서 한흑간의 분쟁해결사로 잘 알려진 헨리 홍목사(44·뉴욕맨해턴 러브미션교회 목사)는 최근 미국인기정상의 랩가수 아이스큐브가 불러 흑인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는 『블랙 코리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아이스 큐브가 부른 『블랙코리아』는 「그들(교포)의 상점을 털어 직장을 얻자」「흑인들을 먼저 존경하라. 그렇지 않으면 가게를 불태우겠다」「두고보자 너희들도 한국의 빈민가 출신이니까」등의 내용으로 재미교포들을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노래다.
최근 2, 3년 동안 한흑간의 충돌이 빈번해지면서 흑인들의 감정이 악화돼 노래까지 나오게 됐다고 설명하는 홍목사는 『이 노래가 더구나 랩송이어서 가사전달력이 강하다』며 『LA에서 출반된 이 음반이 대륙을 횡단, 뉴욕까지 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홍목사는 특히 『음반제작에 적어도 5만달러 이상 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이런 노래를 음반으로 내게된 데에는 흑인단체들의 조직적인 반항 움직임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홍목사는 지난 87년 흑인들만을 위한 러브미션교회의 목사로 부임, 흑인교화에 힘쓰다 88년 뉴욕 브루클린 한인가게에서 발생한 흑인폭행사건 당시 한흑간의 분쟁조정에 적극 나서 그 공로로 뉴욕 크리스천타임스지의「굿 뉴스 메 이커상」을 받기도 한 미국 흑인교회의 유일한 한국인 목사.
홍목사는 브루클린사건 이후 미 동부지역 흑인목사 1백여명을 규합, 한흑간 관계개선을 위한 평화목회자(CCPAP)단체를 설립해 지금까지 흑인목사 한국방문, 흑인거지에 담요보내기 운동등을 벌여 큰 성과를 거뒀다.
홍목사는 『교포들에 대한흑인들의 감정은 뿌리가 깊은 것이어서 넓은 이해와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흑인들을 위한 맹인교회설립기금을 모금하기 위해 이번에 귀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흑인들의 반한감정에 백인들에 대한 간접적인 불만도 섞여 있고, 비록 노예시절을 거치기는 했지만 미대륙의 주인이라는 의식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복잡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홍목사는 『유대인·중국인들도 정착과정에서 다 겪은 갈등이기 때문에 교포들이 이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접근하면 충분히 해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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