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블로그] 화교 연예인들이 예쁜 이유 2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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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용을 처음 만난 것은 2002년 3월께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슈퍼모델 대회 예선 심사장.

2천여명의 소위 '쭉빵' 미녀들이 갖은 치장을 다하고서 4차에 걸친 심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

수많은 예비 모델들이 짙은 화장과 잘 손질된 머리, 화려한 옷차림을 뽐내고 있을 때 홀로 청바지에 흰 티셔츠만 입고 맨얼굴을 드러낸 독특한(?) 후보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이기용이다.

180cm를 넘는 큰 키에 검게 그을린 피부, 또렷한 눈매와 오똑한 코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대충 입은 옷차림에 고무줄로 질끈 묶어버린 머리, 피부결을 그대로 드러낸 맨얼굴은 오히려 화려한 차림의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 더욱 빛났다.

당시 심사위원으로 나왔던 대다수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본선 대회가 있기도 전에 "이기용이 1등을 할 것 같다"고 농담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고.

지금 인터넷에서는 가수 김창렬의 부인 장채희를 비롯, 화교 연예인 전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참고로, 화교(華僑)란 외국에 사는 중국인을 뜻하는 말이다.

이기용도 화교다. 대표적인 화교 연예인으로 꼽히는 사람으로는 트로트 가수 주현미와 탤런트 하희라가 있다.

이들은 이미 한국에서 결혼과 출산을 통해 완전히 정착한 중견 화교 연예인.

8일 네티즌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은 강래연도 대만 국적의 화교로 국내에서 연기 활동 중인 탤런트이다.

모든 화교가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화교 연예인들에게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이국적인 얼굴 생김새야 당연한 것이라 하지만, 대부분 자연미인에 날씬하기까지 하다.

나는 그 이유를 그들의 식습관에서 찾고 싶다. 이기용만 봐도 그렇다.

그는 음식을 매우 즐기는 편이다. 세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한다. 키가 커서 그런지 적게 먹지도 않는다.

한번은 이기용과 함께 한식 집에 간 일이 있었다. 그는 반찬을 수차례 '리필'해 주인 아저씨를 놀라게 했다.

더욱이 아버지가 중국요리 전문가라 기름기 많은 중국음식을 먹을 기회가 비교적 더 많겠지만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차(茶).

식사 전에도 후에도, 쉬지않고 차를 마신다.

함께 찻집에 갔을 때에도 '커피'나 탄산음료보다는 주로 차종류를 선택했다.

과자나 떡볶이 같은 군것질을 좋아하는 점이야 여느 20대와 다를바 없지만 유독 차를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얼굴과 몸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유지해온 화교의 '차마시는 습관'이야말로 슈퍼모델의 몸매 관리 비결이자 화교 연예인들 미모 관리의 비결 아닐까.

연예인은 말할 것도 없고 20대 여성들사이에 불고있는 성형바람에서도 화교연예인은 제외다.

익히 알려진 화교 집안 특유의 '보수성'때문에 화교 출신들이 성형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고등학교 동창 화교 친구의 말에 따르면 집에서 가족끼리 중국 전통 문신을 서로 해주는 경우는 있지만 성형은 좀처럼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더 보태자면, 가수 주현미의 경우는 데뷔 당시 집안의 엄격한 분위기 때문에 무대에 오를때에도 화장을 하지 않았던 예를 들 수 있다.

이는 본인이 쇼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공공연히 밝힌 사실이다.

한국에서 살지만 자신들의 생활 습관과 주관을 버리지 않는 그들의 '보수성'이야말로 화교 연예인들의 미모 유지 비결 아닐까.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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