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몰고 돌아온 이멜다/탈세·사기등 11건범죄로 기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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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계복귀 둘러싸고 관심 집중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필리핀 대통령의 미망인 이멜다 여사(62)가 5년반 동안의 미국망명생활을 청산하고 4일 귀국했다.
현재 이멜다 여사는 탈세·사기등 11건의 범죄혐의로 법정에 기소된 상태.
만약 이들 범죄 모두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면 이멜다 여사는 최고 5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운명이다.
이멜다 여사는 귀국직후 아키노 대통령을 만나 남편의 유해를 옛 대통령관저부근에 이장하는 문제를 담판짓겠다고 호언했으나 필리핀 정부는 마르크스의 고향인 일로코스 노르테주로 이장지를 국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이 문제해결도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녀의 정계복귀를 둘러싼 필리핀정계의 갈등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멜다 여사를 맞이하기 위해 다른 야당인사들과 함께 호놀루루를 방문했던 로돌포 알바도 하원의원은 이멜다 여사가 분열된 필리핀 야당세력을 「중재통합」할 것이라고 진단한바 있다.
마르코스 일가가운데 지난달 29일 제일 먼저 귀국한 마르코스의 아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2세(34)가 수천명의 지지자들로부터 「미래의 대통령」이라고 환영받은데서도 뿌리깊게 남아있는 친마르코스세력의 존재는 확인할 수 있다.
이멜다 여사는 귀국후 하루 숙박료가 2천달러(1백50만원)에 달하는 초호화호텔에 투숙할만큼 그녀의 재력은 아직도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멜다 여사가 가지고 있는 마르코스의 후광과 막대한 재력은 평지풍파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현지외교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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