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생각 바뀐 건 중국 덕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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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이틀간 회의 후 2.13 베이징 합의대로 60일 내에 이행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반세기 간에 걸친 적대관계를 청산할 수 있는 물꼬는 일단 텄다는 얘기다. 그러나 앞으로의 회담에 대해서는 "단계가 높아질수록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뉴욕 외신기자클럽에서 한 일문일답.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나.

"북한이 다음 단계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관한 계획을 들은 것은 유용했다. 우리는 다음 단계로 갈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비디오 게임과는 다르다. 단계가 진행될수록 점점 어려워진다. 일단 첫 단계는 좋아 보인다."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 같은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중국과 공조한 것이 매우 주효했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또 유사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이후 단호하고 일치단결된 국제사회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고농축 우라늄(HEU) 문제도 제기했는가.

"과거에도 그랬듯이 제기했다. 우리는 몇몇 전문가가 그들과 만나 이 문제의 기초가 될 전문가 수준의 논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추진하려 한다. HEU가 존재하는 한 북한의 비핵화는 무의미하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완벽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 점을 오늘 매우 강조했다."

-이번 북핵 해결 방식이 과거와 다른 점은.

"시한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번의 북핵 방식은 양자 관계로 풀었던 반면 이번에는 6자 합의에 의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중국이라는 보증인도 있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한 선결 조건은.

"그 문제가 집중 논의됐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

-평양 방문 계획은.

"김계관 부상이 개론적으로 (평양 방문) 이야기를 꺼내긴 했다. 그러나 북한 방문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번에 열릴 베이징 6자회담 세부 계획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은 해제되나.

"재무부 일이라 내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다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이 문제를 30일 안에 해결하기로 이미 합의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것이 더 이상 우리의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마카오 금융 당국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문제는 오늘 북한 측과 논의하지 않았다."

-6자회담 방식이 이란 핵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나.

"북한이 아직도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어 지금 샴페인을 터트리긴 이르다. 또 이들 문제는 각각의 역사적 맥락에서 다뤄져야 한다.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는 법이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도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는 점은 유익한 교훈이 될 것이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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