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첫 단독앵커 맞나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MBC 김주하 기자가 오는 17일부터 주말 9시 뉴스데스크를 단독으로 진행한다. 이 소식이 보도되면서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한국 공중파 뉴스 사상 메인 시간대 첫 여성 단독 앵커'라는 것. 그러나 이 '첫 여성 단독 앵커' 타이틀을 두고 방송 3사의 주장이 엇갈린다.

MBC 홍보팀 관계자는 김주하 앵커의 진행에 대해 "그동안 자정뉴스나 심야 시간대의 경우에는 여성 앵커 단독 진행이 있어왔지만, 메인 시간대 여성 앵커 단독 진행은 MBC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MBC는 해당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8일 오전 배포할 예정이다.

그러나 KBS의 주장은 다르다. 이미 1989년 신은경 앵커가 자사 방송의 주말 뉴스를 단독 진행했다는 것. KBS 홍보팀의 최병찬 팀장은 "신은경 전 앵커는 올림픽이 끝나고 89년부터 3년 정도 단독으로 주말 뉴스를 진행했다"며 "91년 유학을 가게 되면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보도국에서 기자로 재직 중이던 최 팀장은 "뉴스 진행이 끝나고 신 전 앵커와 자주 식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자가 KBS의 동영상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신 전 앵커가 데스크에 앉아 단독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결국 '메인 시간대 사상 첫 여성 단독 앵커'라는 타이틀을 두고 MBC와 KBS 두 방송사의 '증언'이 다른 셈이다. 두 방송사의 주장을 종합해도 여자 아나운서가 방송 뉴스의 꽃이라 할 9시 뉴스의 단독 앵커를 맡는 것은 한국 방송사에서 이례적인 일. 그만큼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BS도 내부적으로 첫 여성 단독 앵커에 대한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심야마감뉴스 나이트라인을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 고희경 앵커가 사실상 SBS 첫 단독 여성 앵커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 것. SBS는 고희경 앵커의 단독 진행 소식을 전하며 SBS 뉴스 프로그램에 여성 앵커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도국 일부에서는 고 앵커가 아닌 다른 이름이 첫 단독 여성 앵커로 거론되고 있다. 바로 1994년 11월부터 주말뉴스인 SBS 뉴스 2000을 진행한 이지현 앵커다. 이지현 앵커는 1994년 11월부터 1996년 1월까지 뉴스 2000을 진행했고 이중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단독으로 진행을 맡았다. 그러나 사측의 입장은 이지현 앵커의 단독 진행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방향이다. SBS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보도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고희경 앵커가 SBS 최초의 단독 여성 앵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