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발생 가족병력과 관계 깊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원자력병원,환자가족·정상인 대상 발병위험도 조사/장·유방암은 유전,위·간암등 환경 원인
각종 암중에서 장암·유방암·폐암·자궁암·위암 등이 특히 가족의 병력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병원 이진오 과장(내과)팀이 최근 암환자 1천7백92명의 가족과 정상인 3천5백84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암발생 위험도를 비교한 바에 따르면 장암(대장 및 직장)의 경우 암환자군 가족중 암발생 위험도가 정상인군 가족에 비해 무려 23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유방암은 6.3배,폐암 4.9배,자궁암 3.4배,위암 1.6배 순으로 가족집적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발생에 있어 가족집적성이란 특정가족 구성원간의 유전적 혹은 환경적 유사성으로 인해 다른 가족과의 발암률에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부모·형제·자매·아들·딸 등의 1차가계와 친족·외조부모·삼촌·고모·이모 등 2차가계까지 포함된 이번 조사에서 장암의 경우 특히 1차가계내의 발생빈도가 높았고 유방암의 발생은 1차는 물론 2차가계와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흡연·음주 등과 같은 생활환경중 발암위험 요인들이 가족집적성에 끼치는 영향도 분석됐다.
흡연(하루 1갑 이상)과 과도한 음주가 위험요인으로 지목된 식도암의 경우 같은 양의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울지라도 가족내에 암환자가 있을때 암발생 위험도가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암은 절인 생선 섭취(주1회 이상),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가족중 발암위험도가 1.5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방암은 초경이 늦은(16세 이상)여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배정도 위험도가 높았다.
육류섭취가 지금까지 장암발생의 위험요인으로 꼽혀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이보다는 통계학적으로 가족집적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족력과 생활환경속의 발암위험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할때 유전적 요인이 발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암종으로는 장암과 유방암을 들 수 있고 가족내에서 오랜 생활습관의 유사성으로 인한 영향이 큰 암으로는 식도암·위암·간암·폐암·자궁암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강한 암의 경우 가족·친족중 암환자가 있을때는 잦은 정기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토록 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또 환경적 요인에 의한 암은 식습관을 바꾸거나 금연 또는 금주 등을 통해 어느정도 예방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김창엽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