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군 중앙지휘부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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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라크 저항세력은 게릴라 수준을 넘어 지휘부를 갖추고 미군과 상당 규모의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전투부대급' 규모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장성들은 지난 1일 저항세력이 단일 중앙지휘부 아래 8~12개의 하부조직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미군이 이라크 저항세력의 실체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그다드 주둔 미1사단 사령관인 마틴 뎀시 준장은 이날 "저항세력이 군대와 같은 지휘구조를 가졌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지만 재정망, 하부조직들과의 통신망을 갖춘 중앙지휘부가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뎀시 준장은 또 "이 지휘부에서 미군 등 동맹군에 대한 공격 지시가 떨어지면 개별 세포조직이 공격방식을 정해 임무를 수행하는 식으로 반군들은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누가 저항세력을 지휘하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저항세력은 중앙지휘부의 명령을 따르는 8~12개 저항군으로 구성돼 있다. 개별 저항군은 1백명 안팎으로 구성되며 조직원이 10~20명인 소규모 세포조직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뎀시 장군은 "이들 조직이 특정 지역을 거점으로 하고 있다는 증거들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폴 울포위츠 미 국방부 부장관이 투숙한 알라시드 호텔 공격은 바그다드 북서부 교외인 아부 그라이브에 근거지를 둔 반군조직이 수행했으며, 미군은 지난달 이 조직을 집중 단속해 28명을 체포했다는 것이다.

또 '자이시 무하마드(마호메트의 군대)'는 수니파 반군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미군은 보고 있다. 이 조직은 전직 정보부.보안 요원들과 바트당원 등 후세인 추종세력들로 구성돼 있다.

앤서니 코즈먼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군이 체포한 반군들의 70~80%가 돈을 받고 고용된 이들로 범죄자 출신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CNN방송은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전술이 달라지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 사마라 교전에서 나타났듯이 미군을 상대로 종전의 소규모 '치고 빠지기'식 게릴라 전술에서 탈피해 대규모 공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사마라 교전에서 반군은 사망자 54명을 포함해 1백여명이 가담해 사실상 중대규모 전투를 한 셈이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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