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성화 4개 산서 동시 채화를"|태백·지리·한라산 채화 건의|태백상공회소 전인식 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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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국체전 성화채화를 경기도 마니산 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단군신앙의 근원지인 태백산을 비롯, 지리산·한라산 등 4개 산에서 동시 채화해야 합니다.』
강원도 태백시상공회의소 전인식 사무국장(59)은 지난해 초부터 태백산 천제단을 전국체전성화채화장소로 지정받기 위해 분주하다.
민속학자도 아닌 그가 이 같은 「이색주장」을 하는 것은 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시책 이후 급속히 쇠락하고 있는 이 지역의 경기침체와 깊은 관련이 있다.
『30여개 탄광이 문을 닫고 4천여명의 광부가 떠났어요. 활기 넘치던 거리분위기는 가라앉고 민심조차 뒤숭숭해질 정도입니다.』
전씨는 『태백상공회의소 이길종 회장 등 지역상공인들이 지역경제활성화와 분위기 쇄신을 위해 태백산성화 채화안을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태백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배경에는 성화채화장소로 지정받으면 관광자원의 홍보효과가 높아지고 지역주민들에게 자부심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안은 성화채화장소를 마니산에서 아예 태백산으로 옮기는 것으로 지난해 5월 정부에 건의문까지 제출했다.
그러나 경기도의 반대도 심했고 『성화채화장소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느냐』는 정신문화연구원의 조언도 있어 4개산 동시 채화방식으로 변경했다.
전씨는 『영·호남의 중심에 있는 지리산과 국제관광명소인 한라산을 포함한 것은 우리민족의 지역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분위기를 만들어 보자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전씨는 제주·순천상공회의소에 의견을 묻고 실제 지리산을 답사까지 했다. 태백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내용의 새 건의문을 지난 4월 다시 정부에 냈다.
강원도는 지난해 춘천에서 열린 제16회 강원도민체전부터 처음 성화채화를 채택, 태백산에서 채화하고있다.
경향신문 태백시주재기자로 있다가 지난80년 해직당한 뒤 당시 창립된 태백상공회의소에서 줄곧 일해온 전씨는 『태백시지역경제뿐만 아니라 국민화합을 위해서도 동시채화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태백=오장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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