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플러스] 재경부 '꿈보다 해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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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재정경제부는 2일 '10월 중 산업활동 동향 평가'라는 이례적인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지난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 동향'의 내용을 설명하고 의미를 평가한 것이다. 매월 발표되는 산업활동 동향을 재경부가 새삼스럽게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숫자야 통계청의 발표 그대로이고, 3분기에 경기저점을 지나 회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덧붙여진 점이 다르다.

재경부의 분석은 경제활동이 활발해졌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생산과 경기지수의 호조가 지속되고, 소비부진도 완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주 각 언론의 보도와는 판이하게 다른 시각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산업활동을 보면 공장가동률이 6년반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생산도 큰 폭으로 늘었지만, 투자와 소비는 여전히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두고 '경기회복 아직 안개속''수출은 느는데 내수는 줄어드는 기이한 양극화'등으로 분석했다.

3분기에 경기저점을 지나 회복국면에 들어갔다는 재경부의 경기진단은 더욱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의 정점(또는 저점)이 언제였는지를 파악하려면 최소 1~2년 정도는 지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정설이다. 통계청도 지난주에야 가장 최근의 경기정점을 2000년 8월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재경부는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시점으로부터 2개월 만에 경기저점 시기를 단정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경기저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같은 통계자료를 장밋빛으로 포장하면 정말 경기가 좋아질 지 의문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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