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점수분석] 과탐 제외 대부분 영역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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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수능 채점 결과 과학탐구 영역을 제외한 대부분 영역에서 점수 상승이 두드러졌다. 특히 복수정답 인정으로 혼란을 빚었던 언어 영역의 경우 전체 수험생들의 평균점수(원점수 기준)는 지난해에 비해 1.0점(예체능계)~1.2점(인문계) 상승했다. 복수정답 인정으로 수험생 평균 1.4점 정도 오른 덕을 단단히 본 것이다.

올해 역시 재수생 등 졸업생과 재학생의 점수 격차가 컸으며, 그 격차는 지난해 보다 더욱 늘어났다. 원점수를 기준으로 할때 5개 영역 종합 점수는 재수생 등 졸업생이 재학생 보다 자연계열에서 무려 46.3점 높았다. 인문계열도 27.4점이나 차이가 났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접한 재수생 등이 수능에서 유리하다는 게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에서는 재수생의 지원 성향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자연계 재수생들이 선호하는 의약학 계열 등 상위권 인기학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계열별 점수 비교=계열별 5개 영역 종합 점수 분포는 인문계의 경우 평균을 중심으로 좌우대칭형을 이룬 반면 자연계열은 다소 쉬어진 수능 탓에 점수 분포가 오른 쪽으로 다소 쏠렸다.

5개 영역 평균점수(원점수 기준)를 모두 더해 지난해 평균점수와 비교해 보면 모든 계열에서 점수 상승이 나타났다. 인문계열의 경우 상위 50% 이상 수험생이 지난해에 비해 7.6점 상승한 점수를 얻었다. 자연계열은 1.3점, 예체능은 0.6점 씩 상승했다. 하지만 인문계열의 경우 과학탐구, 자연계열은 사회탐구 영역을 각각 등한히 여기는 경향을 고려할 때 상승 폭은 더욱 커진다. 상위 50% 이상 수험생 중 인문계열은 19점, 자연계열은 1.9점 씩 점수가 올랐다.

이로 볼때 인문계열에서는 수능의 변별력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려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은 정시모집에서 구술.면접고사나 논술 성적에서 합격.불합격이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역별 점수 비교=지난해에 비해 점수 하락이 가장 크게 나타난 영역은 과학탐구였다. 상위 50% 수험생을 기준으로 할 때 인문계열은 지난해에 비해 11.4점 하락했으며, 자연계열은 10.7점,예체능계열은 9.9점 씩 낮아졌다. 이밖에 점수가 하락한 계열과 영역은 상위 50% 수험생의 경우 인문계 언어(0.1점 하락),예체능 수리(2.6점 하락)에 불과했다.

언어영역의 경우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 점수가 ^인문계 84.4점(1백점 만점 기준 70.3점)^자연계 87.9점(1백점 만점 기준 73.3점)^예체능계 70.8점(1백점 만점 기준 59.0점)이었다.

상위 50% 수험생의 수리 영역 평균점수는 ^인문계 47.4점(1백점 만점 기준 59.3점)^자연계 61.4점(1백점 만점 기준 76.8점)^예체능계 30.1점(1백점 만점 기준 37.6점)이었다.

이밖에 외국어 영역 평균점수는 ^인문계 65.2점(1백점 만점 기준 81.5점)^자연계 69.3점(1백점 만점 기준 86.6점)^예체능계 50.5점(1백점 만점 기준 63.1점)이었다.

◇재수생 더욱 강세=지난해 재수생 등 졸업생과 재학생 점수차(5개영역 기준 원점수)는 인문계의 경우 25.1점이었으나 올해는 27.4점으로 더욱 벌어졌다. 특히 수리영역에서 재수생 등 졸업생의 강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 영역에서 졸업생의 평균점수는 38.5점이었으나 재학생은 30.7점으로 7.8점 높은 것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5개영역을 기준으로 한 재수생 등 졸업생과 재학생의 점수차는 지난해 46.5점에서 올해 46.3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수리영역에서는 인문계열과 마찬가지로 재수생 등 졸업생 강세가 나타났다. 졸업생 평균 점수는 53.5점이었으나 재학생은 41.8점으로 무려 11.7점 높았다.

재수생과 재학생의 격차가 크게 나타남에 따라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인문계열 인기학과인 법대 등에서 재수생의 강세가 예상된다. 자연계 인기학과인 의예, 한의예, 치의예 등에서도 재수생 집중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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