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기록집계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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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전주=체전특별취재반】제72회 전국체전 육상경기는 계시요원 등 진행요원부족으로 기록집계에 혼선을 빚어 공인여부를 놓고 각 시·도로부터 항의를 받는 등 경기진행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9일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전날 벌어진 여자 1백m 결승에서 경기도 대표 전 국가대표 이영숙(안산시청)의 우승기록(11초5)이 한국타이기록이라고 뒤늦게 발표했다.
이 기록은 지난 82년 모명희가 작성한 수동계시 한국기록과 같은 것.
그러나 「수동계시의 경우3명 이상의 결승선기록요원이 체크한 기록의 평균점으로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이날 기록계시는 단 한 명만 체크함으로써 기록공인이 정당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체전육상은 지난 86년 이후 전자계시로 해왔으나 이날 기록계시는 수동계시였다.
이의 한국타이기록이 그대로 인정될 경우 경기도는 금메달 점수 80점 외에 보너스점수 48점이 가산되기 때문에 타 시·도로부터 반발을 사게된 것이다.
타 시·도 육상인들은 「수동계시를 전자계시로 환산하려면 0초24를 더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이의 기록은 11초74에 해당, 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전자계시 한국최고기록(11초53)에 훨씬 못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육상연맹의 한승철 심판위원장은 『이의 기록은 참고기록이지 공인기록이 아니다』고만 해명할 뿐 일단 급한 불은 끄고 보자는 식으로 사태를 수습하려고 해 앞으로 말썽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그밖에 9일 벌어진 남자 20km경보에서도 우승한 이승훈(부산·한체대)을 비롯, 4위까지가 무더기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것에 대해 이달재씨 등 육상인들이 대회본부에 몰려가 『이것이 마라톤이지 무슨 경보냐』고 십판진이 규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경보는 경기 중 뒷발꿈치를 세 차례 뗄 경우 실격되는데 이날 경보선수들 중 이를 어긴 선수들이 많다는 중론이다.
경보는 경기진행요원이 최소한 1백명이 필요한데 이번 대회에서는 훨씬 못 미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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