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대정원 조정할 때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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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청주=김현수 기자】전국농과대학의 학과가 농학·임학·축산학 등 1차 산업 관련학과로 대부분 이뤄져 취업난 등 부작용이 많다고 지적, 현대산업사회에 맞는 농업교육제도 개선과 학생정원의 감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농대 송해균 교수는 7일 충북대에서 열린 개교 40주년기념 농과대학 심포지엄에서 「2000년대 농과대학 교육의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국제화·개방화 추세에 따라 존립위기에 놓인 한국의 농업교육을 위해 학생정원감축·관련학과재구성 등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송교수는 우리 나라 농대의 학생정원은 2만9천8백여명이나 현재 재학생은 휴학·복학생 등을 합쳐 3만7천1백여명으로 정원을 무려 24.5%나 초과하고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충남대 농과대학은 2천10명 정원에 3천37명이 재학, 정원을 무려 51.1%나 초과하고 있고 충북대는 1천8백90명 정원보다 45.2%가 초과하는 2천7백45명이 재학하고 있는 등 정원을 훨씬 넘는 비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학과별로는 농학과가 3천2백명으로 가장 많고 원예학과 3천명, 임학과 2천8백명, 축산과 2천7백명 등 대부분 1차 산업 관련학과의 학생들이 많은 반면 현대산업사회에 부응하는 유전공학·생물응용·자원식물·농촌사회교육 등 학과는 신설된 지 얼마 안돼 실제 소요인력에 크게 미달, 정원조정이 시급하다고 송교수는 주장했다.
이밖에 대학원의 석·박사과정도 전국 1백62개학과에 석사 1천4백3명, 박사 7백37명이 재학중인 것으로 나타나 농학분야에서 실제 수요되는 고급인력보다 훨씬 많은 인력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송교수는 특히 농과대학의 각종 농장·실습포 등에 대한 관리운영비부족과 실험실습 및 연구용 기자재의 태부족으로 대학교육이 강의에만 의존, 질적 저하가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국제화·개방화의 세계적 추세에서 한국의 농업이 존립의 위협을 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교수는 농업교육의 발전과 개선을 위해 비효율성을 이루고 있는 학생정원을 학급당 40명에서 20명으로 감축하고 농업산업의 발전에 따른 현대산업학과의 신설과 함께 농대연구 및 교육시설에 대한 투자와 산학협동의 활성, 대통령 자문기구로 농대발전위원회(가칭)의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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