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질환 “붙이는 항생제” 개발/서울대 치과대 정종평교수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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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항균 극대화… 인체무해 효과 빨라
잇몸질환 치료용으로 잇몸에 불이는(패치형) 항생제가 국내에서 처음 개발됐다.
이로써 그간 항생제 복용으로 인해 빚어졌던 부작용을 줄일수 있을뿐더러 빠른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서울대치대 정종평 교수(치주학)팀은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고분자 실험실팀의 도움으로 붙이는 잇몸질환치료제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정교수팀이 개발한 패치형 잇몸질환치료제는 특정항생제를 함유,잇몸의 염증부위에 꽂아두면 항생제가 서서히 녹아나오도록 만들어 항균효과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폴리카프로락톤」이라는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소재와 항생제인 「미노사이클린」을 적절히 배합해 만든 이 패치형 항생제는 임상실험 결과 각종 잇몸질환의 원인균을 2주안에 말끔히 없애는 것으로 밝혀졌다.
15명의 성인 잇몸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 「카프노」「렉타」「코로」 등 잇몸질환의 원인균들이 1주쯤 지나 전혀 검출되지 않을 만큼 살균됐으며,2주쯤 돼서는 질환의 원인균을 전혀 찾을 수 없을 만큼 패치형 항생제의 치료효과는 뛰어난 것으로 판명됐다.
정교수는 『항생제를 직접 복용하는 것은 치료부위 이외의 조직에 암을 비롯,각종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을 뿐더러 항생제를 자꾸 남용하면 균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잇몸과 같이 노출된 부위에 직접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찾게된 것이 연구의 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즉 패치형 항생제는 같은 잇몸질환을 치료하는데 복용항생제의 10분의 1이하의 양으로 충분할뿐더러 항생제가 작용하는 범위도 잇몸부근에만 국한돼 있어 부작용이 거의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패치형 항생제는 부어있는 잇몸과 이빨사이에 끼워넣을 수 있도록 종이처럼 얇고 작게(가로 3㎜,세로 6∼7㎜) 만들었다.
패치에 녹아있는 항생제는 부착 1시간만에 가장 많은 양이 잇몸에 녹아들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녹아나오는 양이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정교수팀은 지난 89년 1월부터 한국과학재단등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에 착수한 끝에 약 2년반만에 이같은 개가를 올렸다.
패치형 잇몸질환치료제의 개발은 미국·일본 등 선진각국이 개발에 열을 올리는 첨단분야로 아직 실용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내에서는 이번 정교수팀의 개발을 바탕으로 내년 중반쯤 동국제약이 대량생산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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